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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영 홍익대 겸임교수·한국청렴연구원장] 광주·전남 청렴도 하위권 고착화 우려된다
2019년 04월 12일(금) 00:00
2018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전남도와 광주시교육청이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광주시와 전남교육청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중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시군구도 등급 평균이 각각 3.2, 3.47, 3.2로 중간 이하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나주 혁신도시 소재 11개 평가 대상 공공 기관도 등급 평균이 3.18로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지난 5년여 동안 광주·전남은 청렴도 하위권 울타리에 갇혀 있는 답답한 상황이다. 타 지역에 비해 청렴도가 낮은 결과에 대해 역대 단체장들은 주민에게 사과도 하고 특단의 대책을 약속하며 강도 높은 추진을 공언하였다. 그럼에도 현장에서의 부패 근절로 이어지지 않아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자칫 지역 청렴도가 만년 하위권에 고착화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광주·전남의 청렴도를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방안은 없는 것일까?

무엇보다 먼저 청렴도 평가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필요하다. 청렴도 결과가 좋지 않은 기관들은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구조적 환경을 핑계로 우수 등급 확보는 어렵다고 자조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청렴도 평가는 기본적으로 인식 조사로서 표본이 적고 조사 대상과 방식 등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청렴도 평가는 정부가 추진하는 부패 통제 시스템의 하나로서 이러한 한계와 조건은 공공 기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문제는 단체장부터 모든 직원들이 우리 조직은 청렴도 최우수 기관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는 확신과 공감대를 갖고 있어야 한다. 예컨대 2010년, 2011년 연속 전국 광역단체 중 최하위였던 부산시가 2018년 1위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최근 5년 동안 지속적으로 교육과 자문을 통해 부산 지역 단체장과 공직자들에게 청렴도 1위의 확신을 심어준 바 있다.

다음으로 효과적인 전략과 대책을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 다른 지역 공공 기관들도 경쟁적으로 시책을 개발하고 시행하고 있으므로 형식과 내용면에서 차별성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안타까운 사실은 인프라 측면에서 광주·전남 지역에는 청렴 현황을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하여 제시하며 실행을 피드백할 수 있는 전문가와 전문 기관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감사 담당자들이 행동 변화와 조직 개발의 영역에 가까운 청렴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적합하지도 않다.

추진 전략 면에서는 국가 청렴도를 발표하는 국제투명성기구의 총체적 접근 전략(Holistic Approach)을 참고할 필요가 크다. 총체적 접근은 제도와 시스템 구축, 철저한 적발과 처벌, 조직 문화와 의식의 변화를 일체화시켜 집행하는 것이고 이의 관건은 적극적인 투자와 모니터링이다. 예컨대 대부분 공공 기관이 청렴 교육과 옴부즈맨 제도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된 교안 개발과 강사 선정, 전문가의 참여 등에 대한 투자와 지속적인 점검을 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청렴도 평가 결과의 차이는 사실상 여기서 좌우된다.

아울러 실질적인 청렴 협력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단기적인 청렴도 제고는 공공 기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므로 공공기관·지역 시민단체·민원인·지역업체·언론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협력 체계를 이루어 상호간 이해 증진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켜야 한다. 혹자는 광주·전남 지역의 경제적 낙후와 지역 주민의 강한 권리 의식 등 지역 여건과 정서를 청렴도 제고의 구조적 장애 요인으로 들고 있으나, 2009년 광주시가 1등급, 전남도가 2등급을 달성한 적도 있기 때문에 구조적 요인으로 탓하는 것은 맞지 않다. 설혹 그런 요인이 있더라도 효과적인 협력 체계 구축은 이러한 점을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특히 전남도와 광주교육청 등 주요 공공 기관은 주민이 참여하는 청렴 거버넌스를 통해 청렴 시책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회복하게 함으로서 외부 청렴도가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청렴도 제고는 단순한 평가 등급 상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청렴도 평가 등급 상향을 통해 궁극적인 목표인 광주·전남의 청렴한 조직 문화 수립에 대해 자신감을 얻고 시도민의 신뢰를 복구할 수 있으며 청렴한 역사 전통을 자랑하는 호남인의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아가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지속되어야 할 국내외 기업의 유치와 정부 예산의 확보를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서도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