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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욕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반복된다
2018년 12월 26일(수) 00:00
[심명섭 행정학박사·대한문학작가회 회장]
무술년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닷새 뒤면 기해년 새해가 밝아온다. 이와 같이 해가 가고 해가 오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건만 평소에는 당연하게 느껴졌던 것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허무한 생각이 든다. 며칠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면서 또 한번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날이다.

겨울이 되면 나타나는 현상인데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전 국민이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명 패딩이라는 두툼한 잠바다. 패딩을 입고 다니면서 이를 입고 있지 않은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입는 그런 옷인데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도대체 가격이 얼마 정도인가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상당한 금액이 적혀있었다. 순간 너무 놀랐다. 그 옷을 입으면 자체적인 발열 작용이 일어나서 몸을 데워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비싼 옷들이 날개 돋힌 듯 잘 팔리고 있고, 유행에 따르기 위해 패딩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은 늘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다 똑같겠지만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하면서 산다고 한다.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시중에서 저가의 패딩을 구입해서 입어도 추위를 견디어 낼 수 있는 방안이 되지만 그래도 남들이 봤을 때 더 우월해 보인다는 생각 때문에 비싼 것을 골라서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더 심각하다. 패딩의 가격에 따라서 친구들의 빈부의 척도를 판단하여 가난한 친구들은 멀리하고 부유한 친구들은 가까이 한다고도 한다.

최근 청소년들 중에 좋은 패딩을 입은 친구에게 빌려서 입다가 돌려주지 않기도 하고, 또 빼앗아서 입고 다녀 범법자가 됐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이렇게 물질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람들은 무언가를 소유하기를 원하는 마음인 탐심과 욕심을 가지고 산다. 소유하고 싶지만 소유할 수 없는 것도 고통 중의 하나이다. 이 욕심과 탐심은 하늘에서 황금으로 된 비단이 몇 날 며칠 떨어져도 인간의 욕심은 다 채울 수 없다고 한다.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은 매 순간 발생한다. 하지만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얻어서 생기는 만족감은 얼마가지 못한다. 또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이 생기고 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반복 한다는 사실을 다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능이다. 본능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무절제한 본능 추구의 결과는 파산이다. 인간과 짐승의 차이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본능의 억제 가능 여부이다. 본능만을 추구하면 짐승과 다를 바가 없겠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본능을 억제할 수 있고 그를 통해 삶을 영위해나간다.

이러한 물질적인 부분으로 추구하는 개성은 획일화될 수 있지만 자신을 가꾸는 내적인 개성은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들다.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우리는 유독 누군가 눈에 띄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다. 이는 외모가 될 수도 있고 뛰어난 언변일수도, 성실한 행동일 수도 있다. 물론 타고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러한 능력들은 자신들이 스스로를 갈고 닦아서 생기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진정한 개성으로, 획일화된 세상에서 나 자신이 나다움을 나타낼 수 있는 진정한 무기이다.

법정 스님은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고 했다. 소유가 행복의 기준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성취해야 한다. 하지만 나에게 굳이 필요 없는 것들에 대한 갈망과 탐욕은 새해에는 버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