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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담임목사] 다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2018년 04월 13일(금) 00:00
필자는 2014년 10월 13일 광주교도소에 복역중인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15명에게 수기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답장은 두 명이 했습니다.

수취인 거절로 반송된 편지는 선장, 기관장, 조타수, 기관원, 항해사 등 다섯 명입니다. 이미 출소한 선원들도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퇴선 명령이나 방송을 하지 않은 것 뿐 아니라 참사 현장에서 도망쳐버린 선장에게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했습니다. 결국 대법원 전원 합의로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해서 현재 복역 중입니다.

필자는 당시 수취인 거절로 반송된 편지를 다시 보내드립니다.

“이준석 선장님!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합니다. 가을 하늘은 눈부시도록 맑으며 깨끗합니다. 저는 재판 때마다 법정에서 유가족과 함께하면서 피고인 가족과도 대화를 하는 장헌권 목사입니다. 법정에서 선장님과 선원들 그리고 피고인 가족 특히 유가족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슬프고 숨이 막혀옵니다. 2014년 4월 16일 봄날, 피지도 못한 꽃들이 어떻게 저버렸는지 맹골수도에 잠든 하얀꽃들이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304명이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영문도 모른 채 배에 갇혀 깊고 깊은 바닷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구조의 손길조차 받지 못한 채 차디찬 바닷물이 목숨을 흘러 보냈습니다.

선장님! 낮은 임금과 언제 해고 될지 모르는 고용 불안으로 시달리는 선원들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기울어진 배에서 마지막까지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할 길 없는 아픔과 미안함입니다.

아직도 10명은 가족품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팽목항에 실종자 가족들도 있습니다. 유가족 엄마 아빠들은 노숙자처럼 광화문, 국회의사당, 청운동에서 찬 이슬을 맞고 지내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을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광주법정에 오시는 유가족입니다. 선장님 가족도 얼마나 애타는 심정과 부끄러움으로 힘들겠습니까? 이제 선장님께서 최후 진술하실 때 진실함이 침몰하지 않도록 정직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양심고백을 하는 것만이 유가족 뿐 아니라 선장님과 가족에게도 떳떳합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분은 선장님입니다.

세월호 배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구조를 못했는지. 왜 선장님과 선원들만 탈출했는지 정직하고 솔직하게 알려주십시오. 그것만이 선장님과 선원이 사는 길입니다. 진실과 양심이 사는 길입니다.

법정에서 단원고 생존 학생은 마지막 진술을 할 때 “선원들에 대한 처벌보다 더 원하는 것은 왜 친구들이 그렇게 돼야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선장님 제발 힘들고 지쳐 쓰러져 있는 엄마 아빠 가족들의 마음을 아시고 양심 선언을 해주십시오. 그때 국민은 선장님을 용서하며 응원하고 보호할 것입니다. 국민의 힘은 위대합니다. 권력은 끝나지만 국민의 힘은 영원합니다.

선장님의 참회와 자복으로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땅에 정의와 진실이 꽃 피고 하늘에서 눈감지 못하고 있는 생명들이 편안히 안식하도록 도와주십시오. 물론 선장님의 양심 고백은 선장님 스스로를 편안하게 해줄 것입니다.

성경에 참말을 하지 않을 때 “나에게는 평강도 없고 안온도 없고 안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 있다”(욥기3:26)고 했습니다. “감춘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너희가 귓속말로 듣는 것을 집 위에서 전파하니라”(마10:26-27) 말씀하십니다. 선장님 부디 양심고백을 해주세요. 양심 선언입니다. 건강을 기도합니다.”

수취인 거절로 반송된 편지를 이렇게 다시 보냅니다. 옥중에 계신 선장님과 선원들의 양심 고백을 위해 간절함으로 기도합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장헌권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