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보라안과병원 원장] 영화 속 눈(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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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보라안과병원 원장] 영화 속 눈(眼) 이야기
2018년 04월 12일(목) 00:00
나는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실시간 영화 제공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이 발달하여 언제 어디서나 보고 싶은 영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되었다. 직업이 안과 의사다 보니 영화 속에서 눈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실명인 아이가 좋은 스승을 만나 교수가 된다는 ‘블랙’이라는 인도 영화나 사람 눈을 빼내 특수금고를 열고 물건을 훔치는 ‘미션 임파서블’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수한 눈을 가진 가문의 아이들이 세상을 구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까지 영화 속에는 눈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있다. 오늘은 세 편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눈(眼) 이야기도 함께 해볼까 한다.

첫 번째 영화는 아더라이프(Otherlife)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특수 개발한 안약을 통해 기억과 경험,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만드는 SF 영화다. 요즘 화두인 VR(가상 현실)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회용 안약처럼 생긴 특수 약물을 점안하여 머릿속에서 꿈을 꾸듯 가상 체험을 하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참신하다. 영화를 보면서 직업병적으로 잘못된 안약 사용법이 눈에 거슬렸다. 올바른 안약 사용 방법은 손을 깨끗이 씻고 눈을 위로 보고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약간 내린 후, 검은 동자와 아래 눈꺼풀 사이 공간에 한 방울만 떨어뜨리고 눈 앞쪽을 30초 정도 눌러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안약은 눈뿐만 아니라 전신 흡수도 가능하므로 올바른 안약 사용법은 중요하다.

두 번째 영화는 아이 오리진스(I origins). ‘I’와 ‘eye’ 가 비슷한 발음이고, 눈이 곧 그 사람을 나타낸다는 철학이 담긴 미국 영화이다. 현재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홍채 기술에 환생이라는 불교적 세계관을 가미한 약간은 몽환적인 SF 영화다. 눈 중에서도 특히 눈동자, 안과 용어로 홍채는 다양한 혈관과 색채 등을 가지고 있어 지문보다 훨씬 안전한 생체 암호에 사용될 수 있고, 눈빛이나 인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컬러렌즈들을 사용하여 눈 화장술이 극대화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렌즈들은 두껍고 커서 장기간 오래 사용하면 각막 염증이나 안 좋은 혈관을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고 너무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면 눈 발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부모님의 관심이 필요하다.

세 번째 영화는 ‘토르:라그나로트’라는 마블의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누나이자 죽음의 여신인 헬라와 맞서 세상의 종말, 라그나로크를 막는 천둥의 신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토르는 한쪽 눈을 잃는다. 애꾸눈 하면 피터팬의 후크선장,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 부모님이 주신 것을 버릴 수 없다며 자기 눈을 먹었다는 삼국지의 하우돈 등 많이 있는데 이것은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생각되고 있다. 하지만 토르는 다음 마블영화 ‘인피니티워’에서 눈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안과 의사로서 이런 미래 기술은 궁극의 목표가 아닐까 한다. 현재도 인공 망막을 이용한 실명 환자 실험에서 색을 구분했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지므로 우리는 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PC는 40분 사용 후 5분 정도 쉬어주거나 창 밖 먼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조절을 풀어주고, 루테인이나 항산화 비타민 복용도 도움이 되며 미세먼지만큼 눈 건강에 위험한 자외선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 사용도 필요하다. 만 40세 이상이 되면 매년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보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고 ‘시네마 천국’ 같은 영화를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를 보고 즐기기 위해서는 나부터 눈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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