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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교육- 이정선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학교 밖 청소년 마음 둘 곳을 만들어 주어야
2017년 08월 31일(목) 00:00
내가 오래도록 초·중등 교육복지 학교나 학력중점 학교, 사교육 절감 창의경영 학교 등의 컨설턴트로, 교육청의 각종 위원으로 교육현장을 다니면서 줄곧 생각한 것은 소외 학생들의 교육 문제였다. 학교 교육에 흥미를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어떤 길을 찾아 주어야 할 것인가가 항상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우리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육 문제 역시 나를 줄곧 괴롭혀 왔던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 지역 고등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학적을 유지한 채 학교 내에서 원하는 것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 무기력하게 남아 있는 학생들의 교육문제와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고 거리로 내몰리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삶이라고 한다. 전자와 관련해서는 지난 글에서 진로·진학이 모두 가능한 투 트랙(two track)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한 한 바 있다.

이제는 학교 밖 청소년들도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광주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따르면 매년 1500여 명의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으로 나온다고 한다. 2016년 작년 한해에도 1386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들은 왜 학교 밖으로 나가는지, 학교 밖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이들을 위한 대안은 없는지, 이러한 것들은 당사자들인 청소년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 이들도 ‘내 자녀’라는 마음으로 반드시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경우 “왜 학교를 그만 두었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학생들이 “원하는 특성화학교가 없어서” “갈만한 학교가 없다. 후지다. 구리다. 원하는 곳이 없다.”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특히 자신이 원하지 않은 특성화고의 학과에 진학한 학생, 성적이 낮아서 어쩔 수 없이 일반계고로 진학한 학생, 그리고 특수한 평준화 3개교의 학생들의 중퇴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그나마 있는 특성화학교도 떨어지면 원하지 않는 일반고로 가야하고, 입시가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 자기가 잘하는 분야로 꿈을 꾸고 싶은데 다닐만한 학교가 없다.” 즉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할 학교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이 학교를 그만두면 무엇을 하는가? 물론 일부 자발적 학업중단 청소년들은 유학이나 홈스쿨링, 혹은 스스로 학원 등을 찾아서 자기개발을 하는 청소년들도 없지 않다. 그리고 일부 청소년들은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유관기관에서 시행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대안학교를 활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대안학교나 특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시간제 알바를 하거나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내든지, 아니면 범죄에 가담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1%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전체 청소년 범죄의 40%를 저지른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사회 문제인가.

학교를 떠나는 우리의 소중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은 없을까? 우리 지역에는 현재 11개의 비인가 대안학교와 3개의 인가 대안학교 등에서 검정고시 교과수업, 예체능활동, 민주시민 교육활동을 다양한 체험, 여행, 직업교육, 자기계발 프로그램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수련관, 청소년 문화의 집,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성문화센터, 청소년활동지원센터, 청소년 삶디자인센터와 같은 청소년 특화시설 등도 상당히 갖춰져 있는 편이다.

문제는 많은 청소년들이 교육적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이는 시설 운영 기관인 시청과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육청간 유기적 협조 체제가 필수적임에도 그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여 정작 필요한 학생들에게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자체와 교육청, 유관시설 간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유기적 협조체제가 잘 이루어져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장기적으로는 학교를 그만 두기 전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 공교육제도 내에서도 청소년의 모든 교육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일반계고를 진로·진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사회와 학생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특성화고를 신설해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특성화고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학교를 그만 둔 후에는 개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힘들어 하거나 징후를 보이면 사전에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협력적 지도를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마음 둘 곳이 없어서’ 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우리는 ‘마음 둘 곳’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지역이 이들과 함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