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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올여름 ‘미술관 피서’ 떠나자
2016년 07월 20일(수) 00:00
최근 유럽의 예술교육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런던과 파리의 미술관, 공연장을 둘러보고 왔다.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불리는 이들 도시는 명성 그대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화시민들을 길러내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문화사랑방’이었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건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미술관이었다. 첫 방문지였던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비롯해 내셔널 갤러리, 빅토리아 & 앨버트 미술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오랑주리 미술관은 인파로 가득찼다. 워낙 빼어난 컬렉션을 자랑하는 미술관인 만큼 당연한 일이지만 입장권을 끊기 위해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을 접하자 새삼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늘 한산하기만 한 지역의 미술관들이 떠올라서였다. 휴가시즌에는 산과 바다로 떠나는 피서객들이 많아 도시의 미술관과 갤러리는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맘 때면 런던이나 파리의 미술관은 밀려드는 방문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미술관에서 예술작품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문화피서객이 대거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세기의 명작은 물론 바캉스 시즌에 맞춰 미술관들이 자체 기획한 특별전을 관람하면서 무더위를 잊는다.

이번 취재기간 동안 둘러본 유명 미술관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굵직한 기획전들을 내놓았다. 테이트 모던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화가 ‘조지아 오키프’전을 , 내서널 갤러리에서는 ‘루시안 프로이드에서부터 반 다이크까지‘전, 빅토리아 & 앨버트 미술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화가 보티첼리가 후세의 아티스트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되돌아보는 ‘보티첼리 리이매진’(Botticelli Reimagined) 등을 선보였다.

파리의 미술관도 마찬가지였다.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메카 퐁피두센터 입구에는 추상회화의 거장 ‘파울 클레’전을 감상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몰려든 방문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오르세 미술관은 ‘앙리 루소’전을, 오랑주리 미술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연작과 인상파 화가들의 명작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처럼 방학과 휴가가 겹치는 여름시즌은 미술관에게는 관객 유치에 가장 좋은 성수기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미국 미술관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useum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술관(동·식물원 등 포함)은 휴가 기간동안 가족들이 함께 가볼 수 있는 ‘넘버 3 여행지’로 꼽혔다. 미국인 3분의 1은 휴가 시즌에 미술관, 역사관, 동물원, 과학관 등을 방문하며 하루 평균 230만명(연평균 8억6천500만 명)이 미술관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이다. 산도 좋고 바다도 좋지만 올해는 특별한 문화피서를 보내면 어떨까. 광주와 전남에는 수많은 미술관들이 있는 만큼 한나절 짬을 내 가족들과 함께 예술작품을 감상한다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그러려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만한 미술관의 볼거리가 풍성해야겠지만.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