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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2015년 03월 18일(수) 00:00
얼마전 지인이 ‘안보면 후회’라며 ‘Seoulites’(서울의 장소)라는 유튜브 동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한 한 외국인이 촬영한 3분30초짜리 동영상에는 숭례문, 경복궁, 올림픽공원, 서울역, 한강 등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들의 야경이 담겨있었다. 황홀한 일몰 풍경을 시작으로 ‘빛의 속도로’ 하나 둘씩 켜지는 조명, 그리고 형형색색의 불빛이 가득한 서울의 야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이 맞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타임 랩스(Time Lapse·장시간의 사건을 압축해 짧은 시간 안에 보여주는 기법)로 찍은 영상은 국악퓨전밴드 별마루의 경쾌한 음악 ‘쥐불놀이’와 어우러져 감흥을 더했다. 한국사람이지만 당장이라도 서울행 티켓을 끊고 싶었다. 서울의 명소 뿐 아니라 감추고 싶은 달동네의 허름한 모습도 ’별이 내리는 마을’로 되살아 났다. 도시의 치부까지 완벽하게 가려주는 밤의 마법을 보는 듯 했다.

서울의 환상적인 밤을 본 순간 문득 2년 전 취재차 방문했던 상하이의 야경이 떠올랐다. 상하이에 가면 꼭 봐야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야경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의 상하이는 낮보다 더욱 화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황푸강을 따라 유럽풍 건물들이 길게 늘어서있는 와이탄에서 보는 야경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명품’이었다.

이처럼 세계적인 문화도시들은 독특한 야경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맨해튼, 홍콩섬과 구룡반도, 파리 샹젤리제 거리, 와이탄과 푸동은 빼어난 야경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42번가의 휘황찬란한 밤거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오늘도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뉴욕으로 달려간다.

아예 ‘백만불 야경’이란 이름을 내걸고 특수를 누리고 있는 홍콩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홍콩 빅토리아 피크(peak)에서 내려다 본 ‘야경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분명 낮에는 도심의 흉물이었던 건물들이 감쪽같이 화려한 밤의 랜드마크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어둡고 칙칙했던 광주의 밤 거리가 밝아진다. 광주시가 야간경관 재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7월부터 표준 LED 규격제품을 모든 도로에 설치하기로 했다. 사실 광주는 빛고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에너지 절약 등을 이유로 야경에 소홀해왔다. 서울과 부산 등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타 지역들이 아름다운 야경 만들기에 공을 들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제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은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다. 형형색색의 빛의 향연 아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야경투어는 도시여행의 백미다. 특히 ‘빛의 숲’을 컨셉으로 한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일대는 얼마든지 상하이의 와이탄과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 못지 않는 명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머지 않아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Gwangjulites’의 탄생을 기대한다.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