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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롤모델’ 광주트라우마센터를 희망하며
서 미 정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2014년 12월 24일(수) 00:00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사건 사고를 통해서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트라우마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로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한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화재, 폭행 및 기타사고 등에 의해 생명을 위협당하는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에 나타나는 정신적 상처를 말한다. 사람들은 충격과 상처를 잊고 싶지만 시간이 지나도 무의식속에 남아있어 끊임없이 괴로워하며 고통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지난 4월, 대한민국을 트라우마에 빠지게 한 대형사건이 있었다. 세월호 침몰사고다. 지금도 잊지 못할, 아니 잊어서는 안 될 사고다. 전국민을 슬픔과 우울에 빠지게 한 세월호 침몰 사고 후유증은 오랫동안 지속될 듯하다.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필자에게는 오랜 세월 동안, 특히 5월이 되면 더욱 선명해지는 기억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지는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아픔’이 있다.

1980년 5월, 당시 14세 어린소녀였던 필자는 고등학생인 오빠가 며칠 동안 행방불명되자 온 가족이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현장의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 시내버스의 깨진 유리창 너머로 피켓을 흔들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 무장한 공수부대원과 경찰이 휘두르는 몽둥이와 총칼에 맞아 쓰러지는 사람들, 퇴근길에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의 시신 앞에 울부짖던 친구 가족들, 새벽까지 들려오는 비명과 헬기소리 등으로 아수라장이 된 그날의 광주는 두려움과 공포 그대로였다. 필자와 같이 동시대를 살아온 수많은 광주시민들의 직·간접적인 아픔은 여전히 트라우마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광주시는 지난 2012년 8월, 5·18피해자와 국가공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치유 및 재활을 위한 ‘트라우마센터’를 열었다. 광주시는 직영으로 3년간 트라우마센터를 시범운영하다가 내년까지 1년 더 시범사업을 연장한 상태다.

최근에는 광주트라우마센터를 위탁 운영을 하려고 했다가 수탁신청기관이 없자 다시 직영으로 운영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2015년에는 직영으로 운영하지만 직영을 탈피하기 위한 시간이여야 한다고 보고, 지난 2월에 광주시에서 광역정신건강센터(3개의 센터)에 대해 향후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지에 대해 연구용역을 했었다.

연구용역보고서는 첫 번째로, 광역정신건강과 자살예방센터를 하나로 묶고 트라우마센터는 독립해서 운영하는 방안 그리고 두 번째로는 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앞으로 광주시는 운영에 관해서는 용역보고서를 기초로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광주시는 지금부터라도 광주트라우마센터 운영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1년의 시범사업기간동안 사업을 잘 추진하면서 전환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삼아 법인 설립을 위한 TF팀을 꾸리든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에 대한 국가 폭력을 치유하기 위해 생긴 트라우마센터에 대해 국가 보상 차원에서 지원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를 설득해 계속사업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적극 요구해야 한다.

두 번째, 트라우마센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독립적인 운영과 전문성, 자율성을 가지고 피해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치유와 재활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강화시켜 집중할 수 있도록 항구적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광주트라우마센터가 타지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롤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