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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명문, 카트만두 대학교
박 행 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네팔 카트만두대학교 객원교수
2014년 11월 05일(수) 00:00
네팔의 대학들도 설립형태에 따라 국립, 사립, 공립으로 나뉘는데 과거에는 국왕이, 현재는 총리가 총장이고 각 대학의 수장은 부총장(vice chancellor)이다.

카트만두대학교는 인재양성의 목적으로 1991년에 두 사람이 뜻을 모아 설립했다는데 운영상 공립성격의 대학이다. 현재는 네팔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필자가 관찰한 것과 관계자들의 면담을 정리하면 다음 특징들을 들 수 있다.

첫째, 대학의 비전선언문은 ‘인류에게 지식과 기술로 봉사하기 위하여 세계적 수준의 대학(world class university)이 되는 것’을 표방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네팔 최고를 넘어 세계적 수준이 되는 것이 이 대학이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다.

둘째는 조직적 운영과 정확한 학사관리다. 현재 예대, 공대, 교육대, 과학대, 법대, 의대, 경영대의 7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되는데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업일수, 시험, 평가 등 모든 학사관리가 정확하고 엄격하게 운영된다.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한 내용이지만 네팔의 여타 대학관리와 운용은 상당부분 유동적이다.

셋째, 부총장 선출이나 대학운영에 정치적 개입이나 학내 소요가 없음을 자랑한다. 네팔의 여러 대학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있고 이에 대한 반발로 학내소요가 일어나기도 한다.

넷째, 지역사회 기여가 경영진의 철학이다. 정문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술훈련센터 2개동 입구에는 ‘네팔과 한국정부 양자협력 하에 KOICA를 통해 2014년 8월 18일 개관했다’는 동판이 붙어있다. KOICA는 ‘한국국제협력단’으로 번역되는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의 약자이다. 센터는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수리, 도장, 용접, 목공, 기계가공 등 기술훈련을 시켜 취업을 돕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교육과정 자체가 대학의 수요와 필요에 활용될 수 있어 이론과 실기가 맞물려 운용되는 두 기관의 탁월한 상생모델이다.

다섯째, 아름다운 환경을 자랑한다. 대학은 카트만두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둘리켈이라는 1500m 고지의 소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매연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카트만두 분지와 달리 이곳은 공기가 깨끗한 청정지역이다. 멀리 보이는 구름위에 솟은 히말라야 설산들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릴 만큼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대학의 마스터플랜에 따라 언덕을 올라가며 빙 둘러 건물들이 계속 지어지고 있고 언덕 위 정점에는 잘 가꾼 넓직한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본부건물과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별들은 경이롭고 신비하여 탄성을 자아낸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한가롭게 캠퍼스를 산책하다보면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의 샹그릴라(Shangri-La), 히말라야 유토피아가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좋은 여건에서 공부한다. 절반이 넘는 대부분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등·하교 시간을 아낄 수 있고 교내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은 값이 저렴하고 아주 맛있다. 초등학교부터 네팔의 모든 학교에서는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은 국제적 경쟁력이 있다.

금년은 한·네 수교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KOICA와 대사관을 통하여,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을 파견하여 네팔의 발전과 카트만두 대학의 인재양성을 돕고 있다. 카트만두 대학은 외부 원조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한다.

필자는 오늘도 교직원과 학생들이 지식과 기술로 인류에게 봉사하려는 비전을 품고 카트만두 대학교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현장에 함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