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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주가 꿈꾸는 市長은?
2014년 06월 18일(수) 00:00
지난 12일 기자는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인천 아트플랫폼(Incheon Art Platform·IAP)을 취재하기 위해 이승미(53) 관장을 만났다. 인천아트플랫폼은 1883년 개항기의 건축문화재와 옛 건물들을 예술가들의 창작스튜디오로 되살려낸 복합문화공간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교육팀장을 지냈던 이씨는 지난 2011년부터 IAP를 이끌어 오고 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그녀는 “문화마인드가 있는 윤장현 선생이 광주시장으로 당선돼 기대가 크다”면서 “단체장의 마인드가 행정이나 정책에 반영되는 만큼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로선 힘을 받을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4년 전 강진 세라돈 아트 프로젝트에서 윤 광주시장 당선자와 만났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강진 세라돈 아트 프로젝트는 강진군이 제38회 강진청자축제와 2010 광주비엔날레를 연계하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청자로 대표되는 전통예술과 현대미술잔치인 비엔날레의 만남을 시도한 의미 있는 전시회였다. 당시 강진군으로부터 프로젝트 기획을 제안받은 그녀는 한국화가 김선두 중앙대 교수와 함께 회화, 사진, 공예, 조각, 만화 등 유명작가 54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강진청자박물관에 선보였다. 광주도 아닌 강진에서, 그것도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중진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전시회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갔다.

그중에서도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준 사람은 윤 당선자였다. 개막식에 눈도장을 찍고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유명인사들과 달리 윤 당선자는 아내와 함께 한참 동안 전시장의 출품작들을 꼼꼼히 둘러 본 후 “의미 있는 전시”라며 기획을 맡은 이씨를 격려했다. 이날 그녀의 눈에 비친 윤 당선자는 진정 미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애호가였다.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기자 역시 그동안 여러 문화현장에서 윤 당선자와 마주쳤던 ‘장면’들이 하나 둘씩 떠올랐다. 지난해 가을, 복합문화공간 ‘메이홀’(May hall)의 ‘10월의 마지막 밤을 위한 음악회’에서 만난 그는 팝페라 가수의 노래에 몸을 흔드는, ‘음악을 즐길 줄 아는’ 관객이었다. 이에 앞서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 뒤풀이에서 본 그는 술잔을 기울이며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을 격려하는 따뜻한 ‘형’이자 문화계의 어른이었다.

앞으로 약 10여 일 후면 윤 당선자가 문화 광주의 새로운 시장으로 취임한다. 올해는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완공,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프로젝트,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 등 대형 이벤트들이 숨가쁘게 펼쳐지는 중요한 해다.

이젠 문화도시의 수장으로서 문화를 ‘챙겨야’ 하는 행정가로 입장이 바뀌게 되지만 지금처럼 종종 문화현장을 찾아다니는 애호가로 시민·예술가들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평소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휴가철 독서 목록엔 어떤 책들이 있는지 등 ‘시장님’의 사소한 취향들이 화제가 되고 그리하여 시민들을 문화적으로 ‘자극’하는 분위기가 퍼졌으면 좋겠다. 시민들과 문화로 소통하는 시장, 광주가 꿈꾸는 멋진 리더의 모습이다.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