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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방지와 지방자치
김 기 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
2014년 03월 25일(화) 00:00
민선 6기 지방 선거가 90여일도 채 남지 않았다. 1991년 지방자치 제도가 부활된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5차례에 걸친 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지방 자치제도가 우리의 현실에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던 일부의 우려도 있었으나 우리 사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지방자치제도를 안정적으로 뿌리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적인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적 신뢰가 축적되기 위해서는 부패 방지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전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부패에 대해 문제의식이 약화되고 불감증에 직면해 있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지방 자치 단체장과 지방 의회 의원들의 부패에 대해 으레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민선 5기까지 지자체 단체장 중 20%가 중도에 하차함으로써 수백억에 달하는 주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 자치의 부패를 막기 위해 공익 신고자 보호 조례 및 운영 지침 제정을 추진하고 공공기관 청렴도를 측정하여 발표하고 도시 계획이나 포상제도 등의 주요 정책에 대한 부패 유발 방지를 위한 방안들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또 지방의회에 대해서도 업무 추진비 부당 사용 내역 공개와 외유성 해외여행 예산 낭비 사례 발표 등을 통해 청렴성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단적인 예로 광주광역시와 인천광역시에서 도입하고자 했던 지방공기업 사장 등에 대한 인사검증공청회 운영 조례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의해 무효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스스로 지방 공기업의 청렴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추진한 것임에도 지방자치법의 한계로 인해 실시하지 못한 사례다.

또 중앙 정부가 일부 제도를 개선한다고 해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의회의 부패를 막는데 여전히 한계가 있다. 이는 지방에 실질적 권한이 없는 현재의 우리 지방 자치 현실에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미래의 비전보다 현실적인 부패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꿈이 사라진 곳에서는 현실적 이해를 실현하려는 욕망만이 남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지방자치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적 변화만큼 중요한 것이 주민 참여와 의식 변화이다. 지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는 상태에서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전횡과 부패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민 스스로 부패한 공직자를 선택하고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원리이다.

따라서 주민 스스로 지방 자치의 건전화를 위해서는 잘못된 관행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참여를 통해 부패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민선 6기 지방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방자치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정당과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청렴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과 의식 변화를 시민들 스스로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