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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세요?
옥 영 석
05년 수상자·농협중앙회 차장
2013년 02월 20일(수) 00:00
신입사원들이 들어왔다.

면면이 초롱한 눈빛에 호기심이 가득 차 있고, 더벅머리에 풋풋함이 넘치는 걸 보면 새로운 희망과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해마다 신입사원들을 만나는 시간이 첫 시간이 배정되는 게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동트는 모습을 보면서 새 인생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해본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교과서적 얘기는 너무 빤하고, 남보다 10분만 먼저 출근하라는 얘기는 집사람이 들으면 웃을 것 같고, 청소하는 아줌마, 경비아저씨들에게 인사 잘하라는 충고는 중학생들에게나 어울릴 것 같고….

회사에서 어떤 인재가 핵심인력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조사한 자료가 있다. 기업에서 인정하는 우수인재 유형으로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직원’(33.3%, 복수응답), ‘조직에 헌신적이고, 배려심 깊은 직원’(32.1%),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진 직원’(31.4%), ‘근태관리, 예의 등 기본에 충실한 직원’(26.9%), ‘팀워크 능력을 갖춘 직원’(21.2%), ‘애사심이 높은 직원’(16.7%), ‘일을 금방 습득하는 직원’(14.1%),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한 직원’(12.2%) 순으로 답변이 이어졌다.

신입사원들에겐 자기 PR이나 업무능력보다 기본적 예의나 역할을 중시한다는 게 의아스러운 표정들이지만 보수적인 인사담당자들에겐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내가 신입직원이었을 때 지금은 퇴직하신 김형석교수님의 직업관에 대한 특강도 생각난다. 직장은 일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곳만이 아닌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무언가 이바지하는 곳이어야 하고 그런 소명의식을 가지고 근무하는 사람이 자신과 가족과 사회의 선순환구조를 이끌어낸다는 요지였는데, 두툼한 안경을 밀어 올리며 조용조용 말씀하셨던 표정이 퍽이나 인상적이셨다.

20여 년 전 강의가 아직 눈에 선한 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강의하는 분의 삶이 녹아든 진정성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주위를 보면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만 공동선을 강요하는 사람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자신은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서, 후배들에게는 공부해라, 책 읽어라 말하는 선배들, 자신은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에게는 철저한 원칙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 굳이 신입사원교육이 아니라도 오늘 새롭게 만나는 이들, 내일부터 같이 근무하게 될 주변사람들에게 오히려 반면교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추위도 한풀 꺾이고 3월이 코앞이다.

산너머 어디쯤에선 봄바람이 일고 있을 것이고, 새싹은 산비탈 녹지 않은 눈속에서도 지면에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신입사원들에게 가르친 것보다 더 큰 배움을 얻고 오는 길이 즐겁고 젊음과 패기가 조직에 불어넣을 활기가 기대되는 날,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로운 자리에 옮겨가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봄의 정기가 가득 퍼지기를 축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