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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
최 희 동
전남대학교 총동창회 상임부회장
2013년 02월 13일(수) 00:00
중용의 시중장편에 “군자는 중용을 지킨다. 그러나 소인은 중용에서 어긋난다. 군자가 중용을 행함은 군자답게 때에 맞추어 실현하나, 소인이 중용을 행함은 기탄(거리낌)함이 없다.”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 공자는 군자와 소인은 신분이나 부의 차이가 아니라, 중용의 행함에 따라 구분된다고 하였다. 곧 중용의 행함에 따라 군자도 소인이 될 수 있고, 소인도 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자는 ‘삶의 상황성’(時中)에 맞추어 중용을 실천하고, 소인은 ‘신중함 곧 거리낌이 없이 행한다’(無忌憚)고 구분하였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공자의 말씀이 실감난다. 사회의 지도자들이 제 자식만을 사랑하고,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해 재물을 탐하고, 거짓말을 일삼고, 힘든 일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행위가 만연한 사회는 ‘행복의 사회’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자신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부끄럼’(廉恥)마저 없어져 버린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보듯이 헌법재판소장을 하겠다는 사람의 여러 가지 일들만 봐도 과연 ‘공적 마인드’가 있는 사람인지, 어떻게 저런 사람이 고위법관을 했는지 아리송하다. 바로 이러한 사회지도층의 부도덕에 대한 ‘염치와 믿음의 실종’은 우리 젊은이들의 ‘정의’에 대한 감각을 상실케 할 뿐 아니라 개인의 출세에만 집착하게 하여, 나라와 사회에 대한 헌신을 포기하게 만드는 전염병이 된다.

이번 대선에 나타난 호남민심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끄럼’ 없는 행위의 기준으로 보니 특정 정당이나 특정후보에 대한 막무가내 지지나 지역주의로 폄하되는 것이다. 임금마저도 도성을 버리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도망갔던 임진난 당시 호남의병은 진주성까지 가서 목숨을 바쳐 호남을 지켰고 이순신장군의 주력군이 되어 왜적을 이 땅에서 쫓아냈다. 이후에도 호남인들은 나라를 위해 외세의 침탈에 맞서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싸웠다. 해방이 되고나서는 민주주의를 위해 또 수많은 사람들이 반독재투쟁에 나서 옥고를 치렀으며, 목숨까지 바쳤다.

이렇게 호남은 의로운 일에는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계속된 수탈과 탄압 그리고 차별에도 개의치 않고 언제나 옳은 뜻과 바른 길을 택했다. 이렇게 면면히 흐르는 호남인의 올곧은 정신이 민심으로 표출된 것이다. 호남에 대한 폄하는 그들의 역사의식이 얼마나 천박한 것임을 실증케 한다. 일제에 의해 조작된 식민사관에 의한 그들의 우리 역사에 대한 시각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자랑스러운 고대사부터를 스스로 부정하고 왜곡하여 마치 일본의 식민지배가 당연했고, 더 나아가 혜택인 것처럼 주장한다. 또한 해방 후 일제에 협력했던 반민족적 행위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 기득권을 누리면서 독립운동사와 근대사를 왜곡하기까지에 이른다. 군사독재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호남인들은 그래도 나라를 위해 새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새 정부의 인선을 바라보면서 의구심과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시대가 바라는 참신한 인물이 아닌 소인들의 등용 때문이다. 그러니 한 편에서 ‘또 호남이 팍팍한 5년을 살게 되었구나’라는 자조적인 한탄의 소리도 들린다. 이제부터라도 염치를 아는 정직하고 참신한 인물의 등용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