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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대중교통인가
윤 현 석
사회2부 차장
2013년 01월 29일(화) 00:00
지난 25일 급한 일로 택시를 탔다. 운전기사는 창문을 닫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내부는 곳곳에 발자국이 남아있을 정도로 지저분했다. 곱슬머리 장발에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40대 중반 정도의 이 기사는 꽁초를 창문 너머로 버리고, 목적지로 향했다. 추운 날씨에 한참 창문을 내린 뒤에야 연기는 사라졌다.

쏜살같이 달리던 택시 앞에 신호등이 나타났다. 빨간불, 하지만 3차선에 있다가 1차선 쪽으로 슬금슬금 나가던 운전기사는 곧 신호를 위반하고 달렸다. 목적지까지 그는 무려 5차례 신호를 어겼으며, 몸이 앞으로 쏠리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광주 택시는 법인 3424대와 개인 4797대를 합쳐 모두 8221대. 택시 1대당 시민 183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광주시가 별다른 고민 없이 택시 면허를 내준 결과다.

공급 과잉 속에 개인택시는 그럭저럭 현상유지가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기사들이 업체에 매일 사납금을 내야하는 법인택시다.

하루 종일 운전해 연료 주입하고 사납금까지 내야 매달 100여만 원의 급여가 나오는 직장에 오래 남아있을 사람은 거의 없다. 노는 택시가 늘자, 업체는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기사에게 아예 택시를 내주고 사납금만 받는 방식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승객의 편안함이나 서비스는 안중에 없고 누가 몰든 사납금만 들어오면 되는 시스템이 정착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자체가 내준 택시면허가 모두 사유화됐다는 점이다. 업체는 면허대수에 따라 자산이 평가돼 매매되고, 개인택시는 대당 수천만원이 넘는 금액에 사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수년째 발급하지 못했던 개인택시면허를 내주기 위해 혈세 12억여원을 투입해 법인택시 47대를 대당 2600만원씩 주고 사들이기도 했다. 이 택시는 당연히 과거 광주시가 면허를 내준 것이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법 개정안(일명 택시법)’이 논란이다. 국회 통과 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택시업계는 당장 파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1조9000억원의 예산이 수반되는, 이 개정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법 개정에 앞서 정치권이든 업계든 잠재적 승객인 국민의 혈세가 택시에 투입돼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