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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은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
2011년 01월 26일(수) 00:00
매년 새해가 되면 청와대를 비롯한 일부 기관 단체에서 한해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조직의 특성이나 의지를 엿 볼 수 있고, 때론 기발한 표현도 있어 신선한 감동을 받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수신문인데 올해의 사자성어는 ‘민귀군경’(民貴君輕)이었다. 즉 ‘백성은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뜻으로 민본정치를 좀 더 강화하자는 내용이라 한다. 시대상황을 잘 표현한 것으로 느껴진다.

청와대에서 발표한 사자성어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이었다. ‘일을 단숨에 말끔하게 끝낸다’는 뜻으로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미루지 않고 해낸다는 의미인데 임기 후반기를 맞아 국정현안들을 말끔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의 예를 보면 더욱 다양하다. 삼성은 ‘불광불급’(不狂不及)이다. ‘미치지 않고서는 (목표에)미칠 수 없다’는 뜻으로 그들의 일에 대한 열정을 엿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뜻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LG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등에서 밀린 열세를 기필코 만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지자체에서도 발표한 사자성어가 있다. 인천광역시는 ‘적성보인’(赤誠報仁)을 내걸었다. 정성을 다해 인천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시장의 뜻이라고 한다. 대전광역시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이다. 충청권에 유치중인 과학 비즈니스벨트를 충청인들의 힘으로 기필코 이루어내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 전남은 무엇일까? 우리 도는 지금까지 사자성어를 공식적으로 발표해 본 적은 없다. 그것은 굳이 사자성어를 만들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박준영 도지사의 신년사를 보면 사자성어로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올해도 도민과 함께 풍요로운 미래의 전남을 만들기 위해 고민과 도전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서두의 다짐이 그것이다.

조금 더 부언하면 올해 도정목표를 3가지로 정하고, 첫째는 3농 정책을 통해 농수축산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며, 둘째는 기업을 유치해서 일자리를 만들며, 셋째는 4대 국제행사를 성실히 준비하여, 10월에 개최되는 F1경주대회,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국제 농업박람회, 2013 순천정원박람회 등을 차질 없이 개최하는 것 등이다.

따라서 여기에 걸 맞는 사자성어를 고사에서 찾거나 만들면 될 것이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굳이 찾는다면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마불정제’(馬不停蹄)가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달리는 말은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전남도정이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쏟아지는 사자성어가 자칫 말 잔치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론 보는 이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뜻을 한데 모으는 구심점의 역할을 할 수도 있으리라. 내년에는 많은 기관단체에서 다양한 희망의 사자성어가 발표되길 기대하며, 마불정제의 자세로 전남 도정이 더욱 도약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강대석 전남도 공무원교육원장·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