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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치킨? 나쁜 치킨!
2010년 12월 14일(화) 00:00
하루 300마리 한정판매와 노마진 가격으로 판매개시 일주일 내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롯데마트의 치킨판매. 롯데마트의 통크고 값싼 5000원 치킨은 지난 일주일 포털검색순위 1위에 오르며 국민적 화제를 뿌렸다.

5000원 치킨은 롯데마트가 반값 냉동피자를 판매해 매출을 올린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미끼상품이었다. 치킨 판매를 개시하자마자 롯데마트는 마치 소비자를 위한 구원자처럼 비쳐졌다. 반면 동네 치킨집 사장님들은 그동안 엄청난 폭리를 취한 부도덕한 자영업자로 내몰리기도 했다.

‘나도 통큰치킨 사먹고 싶다’라는 일부 네티즌들의 인터넷 후기와 오픈하자마자 연일 매진되는 인기로 소비자들에게 낙점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원가까지 공개하고 공정위 고소까지 추진한 동네 치킨 사장님들의 강력한 대응과 서민경제를 염려하는 국민적 여론에 밀려 결국 치킨판매 철회를 선언하였다.

이번 치킨판매를 둘러싼 공방의 본질은 대기업의 기업윤리와 값싼 통닭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대기업 마트의 입장에서 고객유치 차원에서 수입냉동피자를 팔고 닭 몇 마리 튀기는 것쯤 별일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피자와 치킨이라는 제품이 수많은 중소영세상인들의 생존이 달려있는 동일 품목이라는 점이다. 현재 골목상권 파탄의 주범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SSM과 5000원 치킨은 본질적으로 일맥상통한다.

골목 자영업군이 사라지고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독과점이 실현되면 역설적이게도 대기업이 주장해온 소비자 선택권이 사라진다. 또한 자영업 시장의 붕괴로 실업증가와 구매력 및 세수 감소가 발생하고 경기악화로 이어져 국가재정의 출혈이 커지게 된다. 값싼 치킨구매가 일시적으로 일부 소비자에게 당장 득이 될지 몰라도 훗날 국민경제와 소비자 모두에게 치명타를 안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기업의 무한 경쟁논리에 빠져들면 대한민국의 모든 중소기업은 다 사라져야할 존재로 전락한다.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제기여도를 보더라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고유사업영역 침범은 제도적으로 규제되어야한다. 중소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해야 국민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기업윤리로 보더라도 힘없는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비틀어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의 판매행위는 누가 보아도 비인간적이다.

값싼 치킨이 무조건 좋은 치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나쁜 치킨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 입장에서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상도로 보나 상생정신으로 보나 나쁜 치킨이었다. 벌써 피자, 통닭에 이어 다음은 자장면 차례라는 더 이상 우스개가 아닌 우스갯소리가 들린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이제 국가가 나서야한다.

/김용재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