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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에 편견보다 희망을
2010년 09월 14일(화) 00:00
영산강의 시원지인 가마골 용소의 거센 물줄기를 시작으로 전라도 난타기행도 시작되었다. 비 온 뒤의 용소는 우렁차고 거침이 없다. 여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모두 삼켜버리고 기대감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홀더지역아동센터에서는 청각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난타를 가르쳤다. 배운 것을 배움으로 끝내지 않고 자랑도 하고 싶은 마음에 전라도 난타기행을 기획했다.

비단 자랑만이 아니라 우리가 나고 자라고 숨 쉬며 살고 있는 산하를 둘러보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담양의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어 길 위에서 첫 공연을 펼쳤다. 짧지만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을 만큼 신명난 자리였다.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즐거움으로 선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가슴은 뜨거웠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허리조차 펴지 못하고 일하고 들어오신 어르신들에게 작은 즐거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음악회를 가졌다.

무대복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서로의 시선을 바라보며 시작을 알리는 신호에 맞춰 북을 두드렸다. 북소리가 커지고 아이들의 행동도 커지면서 어느새 북소리는 온 마을을 뒤덮었다.

‘들리지도 않는다는데 어떻게 난타를 할까?’라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시던 어르신들은 안도와 감동으로 어느새 박자에 맞추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설마 했던 모양들이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공연 시간은 단 10분. 우린 그 10분을 위해 7개월을 달려왔다. 시작은 너무나 어려웠다. 중간에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은 너무 행복했다.

우리 아이들은 ‘들리지 않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다. 성장기에 맞춰 겪어야 하는 것들을 겪어보지 못하고 그로 인해 찾아오는 건 “넌 장애인이기 때문에 안 돼!”라는 말뿐이다.

그렇지 않다. 장애인이래서가 아니라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못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난타 공연을 본 사람들은 모두 감동을 받고 눈물까지 흘린다. 비장애인이 공연을 했어도 그랬을까? 힘들고 어렵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연습을 통해 이뤄냈다. 할 수 없는 것을 한 것이 아니다. 비장애인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음악을 귀로만 감상한다는 것도 모두 편견이다.

미세한 떨림과 진동으로도 충분히 음악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은 원래부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할 수 있었던 것을 할 수 없을 거라는 편견으로 할 수 없게 만들었을 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할 수 없을 거라는 편견보다 경험을 통해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소리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김혜옥 홀더지역아동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