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함성이 들려오면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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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함성이 들려오면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오”
안중근 의거 117년·순국 116년
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22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2026년 02월 05일(목) 20:25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22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안중근 역의 윤전일 발레리노 모습. <M발레단 제공>
“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오.”

1909년 10월 하얼빈역에 울린 총성은 대한독립의 의지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안중근 의사는 이듬해 뤼순감옥에서 서른살의 짧은 생을 마쳤지만 조국의 해방과 평화를 향한 신념은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의거 117년, 순국 116년을 맞는 올해 그의 유해를 찾기 위한 국가적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안중근의 삶과 내면을 춤으로 풀어낸 무대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사진>이 22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 오른다. 공연은 광주를 시작으로 서울(3월 7~8일), 대구(3월 12일)로 이어진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열렸던 무대가 영·호남을 잇는 순회 형식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 주최, M발레단 주관, 국가보훈부 후원.

공연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1910년 2월의 뤼순감옥에서 시작한다. 죽음을 앞둔 안중근은 두려움과 그리움,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결의로 번민한다. 무대는 그의 기억을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오른다. 어머니 조마리아의 당부, 아내 김아려와의 혼례 장면이 이어지며 ‘영웅’ 이전에 한 아들이자 남편이었던 인간 안중근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후 무대는 연해주 의병 활동과 단지동맹, 하얼빈 의거를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그린다. 전개는 핵심 장면 위주로 또렷하게 이어져 인물의 선택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도록 구성됐다.

무대의 백미는 전투 장면. 독립군의 결의를 담은 남성 군무는 힘 있고 속도감 있게 펼쳐지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올해 공연에서는 일본군 역할을 보강해 장면의 규모와 밀도를 높였다. 독립군의 결의를 담은 남성 군무가 빠른 호흡으로 펼쳐지며 경계심을 높인다. 일본군 역할을 보강해 장면의 규모를 키웠는데, 서로 맞부딪히는 동작과 빠르게 교차하는 대형 변화가 당시의 긴박함을 전한다.

천국과 꿈을 상징하는 장면에서는 여성 군무가 분위기를 전환한다. 부드럽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상실의 감정과 위로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동료를 잃은 뒤의 죄책감과 흔들림, 다시 일어서는 마음이 복합적으로 담겨 심리를 표현한다.

지난해 추가된 프롤로그 ‘동양평화론’ 장면 역시 주목할 만하다. 독립투사를 넘어 안중근 의사의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인물의 생각과 철학을 짧지만 인상적으로 정리했다.

작품은 2015년 첫선을 보인 이후 예술의전당과 대한민국발레축제 등 주요 무대를 거치며 11년간 꾸준히 내실을 다져왔다. 한 번 무대에 올리고 사라지는 단발성 공연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정과 보완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다. 창작 발레가 긴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대표 레퍼토리로 정착한 것은 드문 사례다.

특히 지난해 4월 별세한 문병남 M발레단 명예예술감독의 안무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구례 출신인 그는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을 지내며 한국적 서사를 발레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 작품 역시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역사적 소재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영은 M발레단 단장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지금, 작품이 지닌 의미와 책임을 더욱 무겁게 느낀다”며 “그의 애국정신과 평화를 향한 뜻이 무대를 통해 오롯이 전해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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