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독감 환자 북적…병실 포화에 ‘입원 대란’
아동병원으로, 종합병원으로…광주 병원마다 대기자 수십여명 몰려
아이 안고 병실 찾기 발동동…로비서 수액 맞고 다음날 다시 대기도
아이 안고 병실 찾기 발동동…로비서 수액 맞고 다음날 다시 대기도
![]() 17일 오후 광주시 서구 농성동 아이퍼스트 아동병원 로비가 진료와 수납을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 30여명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
환절기 독감(인플루엔자)이 광주·전남에서 급격히 전파되면서 전염 위험을 우려한 환자들의 입원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나, 광주 지역 병원들의 입원실이 포화돼 환자들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아동병원과 종합병원 모두 외래 대기열이 크게 늘고, 입원을 원하는 환자들은 병실이 없어 로비에서 수액을 맞거나 다음날 다시 번호를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서구 광천동의 선한병원은 “독감 환자는 대부분 입원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하고 있었다. 독감 환자는 보통 1인실 격리가 원칙이지만, 입원실이 15개 뿐이라 몰려드는 환자들을 감당할 수 없어 독감 환자 입원은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현재 1인실 대기만 12명이다”며 “독감 환자 뿐만 아니라 외부 진료 환자 입원은 당분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구 양림동 광주기독병원 역시 소아병동 1실을 제외한 모든 병상(545병상)이 꽉 찬 상태다. 병원 측은 독감 환자만의 비중을 따로 잡진 않지만 전체 입원율이 높아 신규 입원 여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아동병원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독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환절기 호흡기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5주차(11월 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50.7명으로 전 주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0명)에 비교하면 1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 때문인지 17일 오후 광주시 서구 농성동 아이퍼스트 아동병원 2층 로비는 진료와 수납을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 30여명이 몰려들어 북적거렸다.
부모들은 열이 나 ‘쿨링패드’를 붙인 아이를 안고 입원 수속을 요청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는 “입원실이 꽉 찼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날 병원 로비에서 수액을 맞던 4세 아이의 보호자는 “독감 판정을 받으면 바로 입원하려 했지만 병실이 하나도 없다더라”며 “아이들이 많은 아동병원에서는 관리가 더 잘 될 것 같아 다른 병원을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정소양(여·36)씨는 “만4세 딸이 열도 나고 자꾸 기침해서 병원 데려왔는데 아니나다를까 독감이라더라”며 “독감 판정받으면 입원시키려고 했는데 빈 병실이 없다고해서 로비에서 수액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에서는 생후 1년이 채 안 된 아이를 안은 부모가 독감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수시로 접수대를 오갔다.
황주현(여·24)씨도 “돌배기 아들이 아파 급하게 와서 독감 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다”며 “독감 판정 받으면 입원시키려고 하는데 아이퍼스트는 입원실이 꽉찼다고 해서 걱정이다. 아이 태어나고 쭉 이 병원만 와서 다른 병원 사정도 모르는데 요즘 독감 유행이라 어딜가든 정신없대서 고민이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같은 시각 북구 오치동 미래아동병원에서도 병원 내부에 80여 명의 대기 인원이 몰려들었다. 이 시점에서 입원실은 이미 만실이었고, 외래수액실마저 자리가 꽉 차 로비 대기석에서 아이 수액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민모씨는 “지난주 16개월 아이가 아파서 오전 9시에 왔는데 입원을 하지 못하고 기다렸다가 오후 4시쯤 자리가 나서 겨우 입원했다”며 “독감이 유행이라 입원하기도 힘들고, 다 차면 아침에 다시 와서 대기를 걸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곡성군 옥과면에서 23개월 아들을 데리고 온 강동식(42)씨도 앞에 대기자가 30명이라 저녁 전에 진료가 가능한지 원무과에 묻다, 입원이 어렵다는 말에 한숨을 쉬었다.
강 씨는 “시골에는 보건소 소아과밖에 없고, 약이 잘 받지 않아 첫째때부터 무조건 이 병원으로 와야했다. 입원을 해야할지도 모르는데 입원실이 만석이라니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보호자들은 아이들에게 열이 날 때 즉각적으로 병원의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고, 타인에게 전염될 위험이 적다는 점에서 입원 치료를 선호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광주 지역 내 병상은 한정돼 있는데 독감 여파로 입원실에 빈 자리가 없다 보니 빈 입원실을 찾아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북구미래아동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입원실 50개 병상은 모두 차 있으며, 회진 후 퇴원자가 나오는 오후 2시 이후에야 다음 대기자의 입원 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오늘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도 내일 아침 다시 번호표를 받아 대기하는 수밖에 없다. 많을 때는 20명 넘는 입원 대기자가 줄을 선다”고 말했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은 “독감 등이 유행할 때, 입원을 하면 실비보험비가 나오는데다 더 빨리 나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입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대다수의 독감 증세로는 약과 주사만으로도 충분히 전염을 막고 치료할 수 있으니, 입원 필요성을 면밀하게 따져 입원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입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아동병원과 종합병원 모두 외래 대기열이 크게 늘고, 입원을 원하는 환자들은 병실이 없어 로비에서 수액을 맞거나 다음날 다시 번호를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병원 측은 “현재 1인실 대기만 12명이다”며 “독감 환자 뿐만 아니라 외부 진료 환자 입원은 당분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구 양림동 광주기독병원 역시 소아병동 1실을 제외한 모든 병상(545병상)이 꽉 찬 상태다. 병원 측은 독감 환자만의 비중을 따로 잡진 않지만 전체 입원율이 높아 신규 입원 여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5주차(11월 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50.7명으로 전 주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0명)에 비교하면 1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 때문인지 17일 오후 광주시 서구 농성동 아이퍼스트 아동병원 2층 로비는 진료와 수납을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 30여명이 몰려들어 북적거렸다.
부모들은 열이 나 ‘쿨링패드’를 붙인 아이를 안고 입원 수속을 요청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는 “입원실이 꽉 찼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날 병원 로비에서 수액을 맞던 4세 아이의 보호자는 “독감 판정을 받으면 바로 입원하려 했지만 병실이 하나도 없다더라”며 “아이들이 많은 아동병원에서는 관리가 더 잘 될 것 같아 다른 병원을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정소양(여·36)씨는 “만4세 딸이 열도 나고 자꾸 기침해서 병원 데려왔는데 아니나다를까 독감이라더라”며 “독감 판정받으면 입원시키려고 했는데 빈 병실이 없다고해서 로비에서 수액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에서는 생후 1년이 채 안 된 아이를 안은 부모가 독감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수시로 접수대를 오갔다.
황주현(여·24)씨도 “돌배기 아들이 아파 급하게 와서 독감 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다”며 “독감 판정 받으면 입원시키려고 하는데 아이퍼스트는 입원실이 꽉찼다고 해서 걱정이다. 아이 태어나고 쭉 이 병원만 와서 다른 병원 사정도 모르는데 요즘 독감 유행이라 어딜가든 정신없대서 고민이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같은 시각 북구 오치동 미래아동병원에서도 병원 내부에 80여 명의 대기 인원이 몰려들었다. 이 시점에서 입원실은 이미 만실이었고, 외래수액실마저 자리가 꽉 차 로비 대기석에서 아이 수액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민모씨는 “지난주 16개월 아이가 아파서 오전 9시에 왔는데 입원을 하지 못하고 기다렸다가 오후 4시쯤 자리가 나서 겨우 입원했다”며 “독감이 유행이라 입원하기도 힘들고, 다 차면 아침에 다시 와서 대기를 걸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곡성군 옥과면에서 23개월 아들을 데리고 온 강동식(42)씨도 앞에 대기자가 30명이라 저녁 전에 진료가 가능한지 원무과에 묻다, 입원이 어렵다는 말에 한숨을 쉬었다.
강 씨는 “시골에는 보건소 소아과밖에 없고, 약이 잘 받지 않아 첫째때부터 무조건 이 병원으로 와야했다. 입원을 해야할지도 모르는데 입원실이 만석이라니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보호자들은 아이들에게 열이 날 때 즉각적으로 병원의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고, 타인에게 전염될 위험이 적다는 점에서 입원 치료를 선호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광주 지역 내 병상은 한정돼 있는데 독감 여파로 입원실에 빈 자리가 없다 보니 빈 입원실을 찾아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북구미래아동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입원실 50개 병상은 모두 차 있으며, 회진 후 퇴원자가 나오는 오후 2시 이후에야 다음 대기자의 입원 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오늘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도 내일 아침 다시 번호표를 받아 대기하는 수밖에 없다. 많을 때는 20명 넘는 입원 대기자가 줄을 선다”고 말했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은 “독감 등이 유행할 때, 입원을 하면 실비보험비가 나오는데다 더 빨리 나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입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대다수의 독감 증세로는 약과 주사만으로도 충분히 전염을 막고 치료할 수 있으니, 입원 필요성을 면밀하게 따져 입원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입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