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영 광주대 교수 “재난 대하는 ‘못된 3자 화법’부터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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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영 광주대 교수 “재난 대하는 ‘못된 3자 화법’부터 끊어야”
[광주일보 13기 리더스아카데미 - ‘극한 기후변화와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강연]
‘남의 일’에 분노하는 대신
교훈을 제도에 담는 노력을
재난안전은 선제적 복지·행정
안전은 국가와 조직의 의무
위험으로부터 국민 지켜야
2025년 10월 01일(수) 19:15
송창영 광주대학교 방재안전학과 교수가 지난 30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극한 기후 변화와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재난은 분노의 대상만이 아닙니다. 배우고 고치고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분노와 무지의 반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2학기 세번째 강연이 지난 30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렸다.

강단에 선 송창영 광주대학교 방재안전학과 교수(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는 ‘극한 기후변화와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삼풍백화점·성수대교·세월호·이태원·오송·무안 사고 등 한국 현대사의 재난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 문화를 직설적으로 짚었다.

“우리나라는 재난이 터지면 온 사회가 분노로 끓지만 교훈을 제도에 담아내는 데는 서툴다”는 그의 첫마디에 강연장은 금세 숙연해졌다.

송 교수는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 행정안전부 중앙안전교육점검단장, 국가핵심기반 재난 관리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20여년간 국내 재난안전 정책과 교육·훈련 체계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통령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으며 전국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강연과 연구를 통해 안전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송 교수는 헌법 제34조 6항(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을 상기시키며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와 조직의 의무”라고 못 박았다. 그는 1999년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와 이후 유가족의 삶을 소개하며 “재난을 늘 ‘남의 일’로만 여기게 만드는 ‘못된 3자 화법’을 끊어야 한다”며 “좋은 사회는 애도의 깊이만큼 학습의 깊이가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재난 대응의 핵심 키워드로는 ‘선제성’을 꼽았다. 그는 ‘끓는 물 속 개구리’(Boiling Frog) 비유를 들며 “우리를 위협하는 건 예상된 위험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변화”라며 “재난안전은 선제적 복지이자 선제적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 송 교수는 광주일보의 리더스 원우들에게 건배사 하나를 남겼다. “앞으로는 ‘송무백열’(松茂栢悅)로 건배해 봅시다. 누가 잘되면 박수 치고 누가 힘들면 함께 비를 맞아주는 도시, 그게 안전한 도시 광주의 힘입니다.”

리더스아카데미는 추석 연휴를 마치고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 ‘인문학 하는 약사’ 송은호, 산티아고 순례길 전도사 박응렬,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정모, 역사교육 전문가 황현필, 물리학자 김상욱, 미디어아트 전문가 김허경 등의 강연으로 2학기 일정을 이어간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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