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시종 고분군’ 마한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다
  전체메뉴
‘영암 시종 고분군’ 마한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다
국가유산청, 국가지정유산 지정…역사적·학술적 구체적 가치 인정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내동리 쌍무덤’ 등 발전된 축조기술 특징
2025년 07월 07일(월) 20:25
‘영암 시종 고분군’이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됐다.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국가지원유산청 제공>
‘영암 시종 고분군’이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됐다. ‘내동리 쌍무덤’. <국가지원유산청 제공>
‘토기’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출토)


영암 시종면 일대는 서해바다와 내륙의 길목에 자리하는 요충지다. 영산강 본류와 삼포강 등이 인접해 있어 고대국가 시대 지역 토착세력이 독창적인 문화를 일궜던 지역이다.

특히 마한 소국의 하나였던 토착세력은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하면서도 백제 중앙 세력과의 관계에서는 독자적인 관계를 형성할 만큼 나름의 정치체제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흙과 돌을 활용해 묘역을 설정하고 분구를 높이 쌓아 올린 고분을 고총고분이라 한다. 영산강 유역 고총고분은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을 시작으로 ‘내동리 쌍무덤’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마한 고유의 전통적 옹관묘에서 벗어난 거대한 방대형 분구의 석곽·석실묘로 변화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유적들이다.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영암 시종 고분군’이 국가유산으로 지정돼 눈길을 끈다.

국가유산청은 ‘영암 시종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시종면에는 영암군에 자리한 총 49곳 고대 고분 중 모두 28곳이 분포해 있다. 그 가운데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은 영산강 유역의 마한 전통 지역사회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 축조기술 등이 타 지역과 변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금동관 세움 장식’ (내동리 쌍무덤 출토)
이는 마한의 전통적 옹관묘와 다른 부분들로, 대형 분구 축조술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설계적인 측면에서 축조 과정의 계획성과 아울러 당대 토목 기술의 역량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유적은 점토덩이를 매개로 방사형이나 동심형 형태로 구획하고, 이를 토대로 성토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큰 네모 형태를 방대형이라 하는데, 높게 쌓는 토목기술을 전제로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구조라는 데 이견이 없다.

출토 유물은 당대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동시에 보여준다. 영산강에서 활발하게 활용됐던 토기를 비롯해 백제와 정치·사회적으로 연계돼 있음을 방증하는 금동관 세움 장식이 확인됐다.

특히 봉분 외곽 장식에 쓰였던 원통형 토기를 비롯해 동물형상 토제품도 발굴됐다. 이 같은 유물은 고유의 유물이라기보다 외래의 것을 현지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이 지역 토착 세력은 주변국들과의 교류 속에서 독창적 문화를 일구는 한편 나름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유지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출토 유물로는 중국 청자잔과 동남아시아산 유리구슬도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영암 시종 고분군’은 마한의 전통적 토대를 배경으로 백제·가야·중국·왜 등 다양한 요소를 받아들여 현지화한 고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선진 문물을 수용하면서도 독자적인 세력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