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참사 4주기 추모극 ‘오늘까지만 살아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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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동참사 4주기 추모극 ‘오늘까지만 살아있는 사람’
극단 밝은밤 6~8일 씨어터연바람
2025년 05월 25일(일) 11:40
광주 학동참사 4주기 추모극 ‘오늘까지만 살아있는 사람’ 공연 장면.<극단밝은밤 제공>
2021년 6월 9일, 도심 한복판에서 철거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쳤다.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이 참사는 9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불법 하도급과 부실 철거, 관리감독 부재가 불러온 인재였지만, 4년이 흐른 지금도 제대로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고 비극은 반복되고 있다.

학동 참사 4주기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밝은밤이 ‘오늘까지만 살아있는 사람’을 오는 6월 6일부터 8일까지 동구 씨어터연바람 무대에 올린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또 다시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추모작이다.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 ‘어중’이라 불리는 경계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죽은 이들이 잠시 머무는 이곳에서 죽은 자들은은 “당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해찬과 성철은 자신의 죽음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타인의 기억 속을 더듬으며 진실을 찾아간다. ‘감정 미스터리 판타지’를 표방하는 이 연극은 기억과 상처, 그리고 인간의 존재를 천천히 되짚는다.

무대는 사고 당시 피해를 입은 54번 시내버스를 모티브로 설계돼, 그날의 상처를 무대 위에 되살려낸다. 청년 배우들은 지역의 아픔을 껴안고,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무대 위 진심 어린 연기로 풀어낸다.

극단 관계자는 “사고가 벌어진 지 4년이 지났지만,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가장 두렵다”며 “이번 공연이 기억의 물결을 다시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밝은밤은 유가족들과의 약속에 따라 2027년까지 추모 공연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2022년부터 매해 무대 위에서 그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선보인 ‘덩달아 무너진 세상’에 이은 네 번째 추모작이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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