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가 좋다, 전라도 외국인]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돼 한국에서의 삶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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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가 좋다, 전라도 외국인]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돼 한국에서의 삶 행복해요”
필리핀·중국 출신 함평군청 조아나·장해정 씨
각각 2008년·2007년 결혼하며 이주
2년간 다문화센터서 통번역·상담 업무
다문화 공무원 채용 소식에 용기내 도전
이주민 일상 불편·가정 불화 등 해결 업무
2025년 05월 16일(금) 18:00
조아나(왼쪽), 장해정 주무관
“이젠 누가 뭐라해도 한국사람입니다”

함평군청 가족행복과 여성가족팀의 장해정(여·44)·조아나(여·45) 주무관도 결혼이주민이다. 지난해 4월 함평군청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1년 단위 계약형태인 이들은 업무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이들의 업무는 다문화가정 대상 함평군의 정책을 통번역하고 일상 불편, 애로사항과 외국인들의 어려워하는 행정업무를 돕는 일이다.

장씨는 중국 하얼빈 출신으로 지난 2007년 함평으로 시집을 왔다. 조씨는 필리핀 출신으로 2008년 한국살이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함께 지난 2021~2023년 2년 간, 함평군 다문화센터에서 근무했었다. 타 시군 센터와 비슷하게 통번역, 상담 업무를 담당했다. 군청에서 다문화 공무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한 센터 동료가 이력서를 넣어보라고 제안했고, 두 사람 모두 임용되는 기쁨을 맛봤다.

장씨는 “합격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계약직 신분이지만, 공무원으로 일 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도 “돈을 벌어 우리집 경제에 도움이 된 다는 것도 기뻤고, 나도 한국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됐다는 기분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함평군 여성가족팀에서는 다문화센터에서 해결되지 못한 가정불화 사안들이 접수된다. 부부싸움, 고부갈등 등 형태가 다양하다. 두 사람은 이같은 가정불화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장씨는 “도움을 주고 싶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시부모의 만류로 불화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국살이에 너무나 만족한다고 했다. 장씨는 “은행에 통장만 만들러 가도 하루 만에 해결 됩니다. 제가 살던 곳과 비교해 의료, 교통 모두 나은 곳”이라며 “한국에서의 삶이 너무나 행복해 죽더라도 한국 땅에 묻히 것”이라며 농담도 건냈다.

이들은 과거 만연했던 차별의 시선이 사라진 것이 한국에 더욱 스며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조씨는 “동남아 출신이다보니, 외모가 한국인과는 구별이 돼, 예전엔 신기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80세 어르신들도 외국인을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이들은 또 글로벌 시대인만큼 한국인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며 한민족 정서마저 흐릿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서의 이들의 목표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한국인, 그리고 공무원이된 만큼 자신들의 능력을 키워 더 나은 복지행정을 제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조씨는 “아직 한국어가 100%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장씨는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맡고 싶다. 지금처럼 가족이 행복하기만 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두사람은 다문화 가정 지원에 대한 더 많은 예산 지원과 함평군 내 모든 외국인이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소망도 나타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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