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이끼’ 윤태호 작가 전남 보성에서 한 달 살기
11월 말 입주…만화 ‘이끼’ 트리트먼트 및 후속작업 몰두 중
보성천연염색공예관 숨, 1367㎡ 규모에 한옥 시설 고스란히
내년 7월 디즈니+서 ‘파인’ 개봉 예정, ‘미생’ 시즌 3도 구상
보성천연염색공예관 숨, 1367㎡ 규모에 한옥 시설 고스란히
내년 7월 디즈니+서 ‘파인’ 개봉 예정, ‘미생’ 시즌 3도 구상
![]() 윤태호 작가가 최근 보성 천연염색공예관 숨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대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 작가의 모습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극장가와 브라운관에서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 온 윤태호 작가가 최근 전남도 지원을 받아 보성 천연염색공예관 숨(이하 숨·보성군 복내면 개기로 1529-45)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최근 한옥 공간 숨에서 윤 작가를 만났다. “만화 ‘이끼’를 드라마화하기 위해 트리트먼트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전남문화재단 김은영 대표이사 제안을 받아 유휴 공간을 레지던시로 활용하는 ‘전라남도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일환으로 일주일 전에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출신인 윤 작가는 1993년 월간점프 ‘비상착륙’으로 데뷔했으며 ‘부천만화상 일반만화상’,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영화·드라마로 개봉한 ‘미생’, ‘이끼’, ‘내부자들’의 모티브인 동명 만화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둘러본 숨은 규모 1367㎡에 달하는 넓은 공간감을 자랑했다. 이번 한 달 살기에 앞서 이곳은 ‘숨&쉼 한옥스테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관광공사 품질인증을 받은 전통 숙소로 활용된 바 있다.
최대 28인이 머무를 수 있는 내부는 작업실 겸 숙박용인 홍화방과 쪽방, 통유리창으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전통 한옥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청마루, 사랑채도 이목을 끌었고 조붓한 마당과 서까래, 용마루에 얹힌 기와도 운치 있었다.
도보 1분 거리에 천연염색공예관이 자리했으며 차를 타고 조금만 나서도 초암 정원이나 갈멜정원, 한국차박물관 등 문화예술 공간들이 위치해 아이디어 구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윤 작가는 자신의 만화 팀 및 관리인 등과 함께 머무르며 차기작 구상에 전념하는 중이다.
많은 지역 중 보성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스케치에 필요한 디지털 장비들이 많고 무거워서 처음에는 이주를 고민했다”며 “간소화된 장비와 팀을 꾸려 글 작업(시나리오 등)에 몰두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보성행을 택했다”고 답했다. 브레인스토밍에 활용하는 화이트보드나 프린터 등 창작 기자재는 보성군에서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어 “목포도 염두에 두었으나 번화가에서 떨어져 있고 산에 휘감겨 있는 지형을 원했는데 숨이 적격이었다”고 부연했다. 내년 7월 디즈니+에서 개봉 예정인 ‘파인’의 촬영·답사지인 목포, 신안보다 보성을 선택한 데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윤 작가의 동명 웹툰을 극화한 영화 ‘파인’은 원나라 보물선이 신안 앞바다에 침몰했다는 소문을 듣고 도굴꾼들이 모여 유물을 탈취하는 내용이다. 류승룡, 임수정 등 스타 배우들이 주역을 맡았으며 제작비도 100억원에 달해 ‘윤태호 파워’를 입증할지 기대를 모은다.
그는 요즘 아침 8~9시쯤 일어나 사과, 삶은 계란 등 간단한 식사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새벽 1~2시까지 작업하는 시간 외에는 인근 면사무소에 나가 점심을 먹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이런 일상을 듣고 가족들은 “빨리 올라오지 말고 작업 완전히 다 끝내고 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내 돈 벌러 나왔지 회사 돈 벌어주러 나왔나?…”
지난달 광주신세계 1층에 조성된 미생 아트월에 쓰여 있는 그의 대표작 ‘미생’ 속 명대사들이다. 미생 시즌3도 준비 중이라는 그에게 오늘날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조언해 준다는거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며 “시즌3를 준비하며 주인공 ‘장그래’를 다시 고민해 보니 젊은 세대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 성격을 새로운 장그래 캐릭터에 입히려 했다는 것.
이처럼 ‘미생’, ‘이끼’ 등 차기작 구상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모두 이곳 ‘숨’에서 태어났다.
한편 전남도 15개 시군에서 운영되는 ‘남도에서 한달살기’ 지원사업은 광주·전남도 외 거주자(18세 이상)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강진, 광양, 고흥, 구례를 비롯해 담양, 목포, 순천, 완도, 여수, 영암, 장흥, 진도 및 함평, 해남, 화순 등지서 가능하며 숙박비, 체험비 등을 지원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최근 한옥 공간 숨에서 윤 작가를 만났다. “만화 ‘이끼’를 드라마화하기 위해 트리트먼트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전남문화재단 김은영 대표이사 제안을 받아 유휴 공간을 레지던시로 활용하는 ‘전라남도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일환으로 일주일 전에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둘러본 숨은 규모 1367㎡에 달하는 넓은 공간감을 자랑했다. 이번 한 달 살기에 앞서 이곳은 ‘숨&쉼 한옥스테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관광공사 품질인증을 받은 전통 숙소로 활용된 바 있다.
도보 1분 거리에 천연염색공예관이 자리했으며 차를 타고 조금만 나서도 초암 정원이나 갈멜정원, 한국차박물관 등 문화예술 공간들이 위치해 아이디어 구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윤 작가는 자신의 만화 팀 및 관리인 등과 함께 머무르며 차기작 구상에 전념하는 중이다.
![]() 윤 작가가 보성행을 택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다. |
![]() 윤 작가의 웹툰 ‘파인’ 속 한 장면, 이 작품은 내년 7월 디즈니+에서 영화로 개봉한다. |
그는 이어 “목포도 염두에 두었으나 번화가에서 떨어져 있고 산에 휘감겨 있는 지형을 원했는데 숨이 적격이었다”고 부연했다. 내년 7월 디즈니+에서 개봉 예정인 ‘파인’의 촬영·답사지인 목포, 신안보다 보성을 선택한 데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윤 작가의 동명 웹툰을 극화한 영화 ‘파인’은 원나라 보물선이 신안 앞바다에 침몰했다는 소문을 듣고 도굴꾼들이 모여 유물을 탈취하는 내용이다. 류승룡, 임수정 등 스타 배우들이 주역을 맡았으며 제작비도 100억원에 달해 ‘윤태호 파워’를 입증할지 기대를 모은다.
그는 요즘 아침 8~9시쯤 일어나 사과, 삶은 계란 등 간단한 식사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새벽 1~2시까지 작업하는 시간 외에는 인근 면사무소에 나가 점심을 먹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이런 일상을 듣고 가족들은 “빨리 올라오지 말고 작업 완전히 다 끝내고 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윤 작가. |
지난달 광주신세계 1층에 조성된 미생 아트월에 쓰여 있는 그의 대표작 ‘미생’ 속 명대사들이다. 미생 시즌3도 준비 중이라는 그에게 오늘날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조언해 준다는거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며 “시즌3를 준비하며 주인공 ‘장그래’를 다시 고민해 보니 젊은 세대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 성격을 새로운 장그래 캐릭터에 입히려 했다는 것.
이처럼 ‘미생’, ‘이끼’ 등 차기작 구상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모두 이곳 ‘숨’에서 태어났다.
한편 전남도 15개 시군에서 운영되는 ‘남도에서 한달살기’ 지원사업은 광주·전남도 외 거주자(18세 이상)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강진, 광양, 고흥, 구례를 비롯해 담양, 목포, 순천, 완도, 여수, 영암, 장흥, 진도 및 함평, 해남, 화순 등지서 가능하며 숙박비, 체험비 등을 지원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