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대자연과 인간의 깊은 심연 ‘주문을 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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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대자연과 인간의 깊은 심연 ‘주문을 외우다’
김25작가 개인전, 4~24일 서울 금산갤러리·금산윈도우갤러리
언어예술 작품에 대입, 시적 분위기 연출…‘광주아트페어’ 참여
2024년 10월 03일(목) 19:35
‘Cast a spell’
‘페인팅과 텍스트 조합으로 생동감을 만들어내는 작품’, ‘추상적 이미지와 언어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작업방식’.

김25작가(본명 김유미)의 작품과 작업 특징을 집약한 표현이다. 인간 심연을 파고드는 심미적 서사와 대자연을 추상적으로 구현한 그림은 함축적이면서도 몰임감을 선사한다.

김25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금산갤러리와 금산윈도우갤러리에서 4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전시 주제는 ‘Cast a Spell’(주문을 외우다). 다채로운 최신작 35점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위기와 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고뇌가 담겨 있다.

그동안 김 작가는 바다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상응하는 시각적 언어는 웅장하면서도 변화무쌍하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가늠할 수 없는 광경은 마치 화폭 너머 절대자가 존재하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김 작가는 지난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KIAF)에 금산갤러리 소속 작가로 참가한 바 있다. 특히 ‘마스터 피스존’으로 편입돼 레전드 작가들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되기도 했다. 그는 “이우환, 박서보 등의 작품이 걸리는 존에 부족한 제 작품이 걸린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Cast a spell’
이번 전시 주제 ‘주문을 외우다’라는 뜻의 ‘Cast a Spell’은 인간 내면의 심연을 상징한다. 문명과 자연에 대한 일련의 고뇌로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운율이나 비유, 서사구조 등 언어예술을 작품에 대입해 은유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각적 예술과 언어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융합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 것이다.

임인영 미학박사는 “바다는 찰나의 기록이자 기나긴 서사이며 도도하게 흘러가는 역사이자 생성과 소멸을 같이하는 장소이기도 하다”며 “작품 속에 파고든 시와 문학 속 텍스트는 파도와 물결이라는 가시적 형태로 작가가 받은 각기 다른 영감을 차별화된 색으로 주관적인 감정과 내적인 정서를 담아내며 감성적으로 묘사되었다”고 평한다.

이번 출품작 이미지들은 하나같이 웅장하면서도 다층적이다.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가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천지 창조 직전 태초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두 갈래로 갈라지는 바다를 구현한 작품은 인간 문명에 대한 준엄한 경고로 읽힌다. 한편으로 요동치는 바다는 성경 속 출애굽의 서사를 떠올리게도 한다.

작가는 화가이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문학애호가이기도 하다. ‘어린 왕자’를 비롯해 ‘노인과 바다’, ‘모비딕’ 등을 탐독했다. 특히 변화무쌍한 바다를 보면 인간의 삶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노아의 방주’ 시리즈를 작업했던 것은 그런 연유다. 시와 소설의 문자언어가 조형과 색채라는 시각언어와 만나 발현하는 아우라는 풍요로우면서도 탐미적인 감흥을 선사한다.

김25작가
김 작가는 “파도가 된 시, 그림이 된 텍스트는 ‘파도’라는 객관적인 현실에 나의 주관적 감정, 내적 정서를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작업이었다”며 “인간에게 바다는 원초적인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고 언급했다.

김 작가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광주 아트페어에도 금산갤러리 화랑 작가로 참여한다. 지난달 키아프 참가를 시작으로 올 가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는 “미친 듯이 몰입하고, 표현과 사고가 무한대로 확장되는 세계를 꿈꾼다”고 했다. 여러 작가들을 좋아하지만 모너니스트 대가들 작품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안젤르 키퍼 같이 서사를 풀어내는 작가가 좋습니다. 거대한 스케일에 특히 매료되지요. 저도 언젠가는 그런 거대한 스케일 작업을 꼭 하고 싶습니다.”

한편 김 작가는 한편 김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으며 아트 마이애미 두바이 아트페어 등 다양한 전시에 참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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