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독서인문학교 해외 문화탐방-독일
괴테 생가서 ‘나’를 찾고 홀로코스트 흔적서 자유 되새기다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다’ 주제
괴테 인문학적 발자취 좇고
베를린 ‘마리-큐리 김나지움’
현지 재학생들과 문화 교류
노벨상 최다 배출 훔볼트대학
한인 유학생들과 진로 멘토링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다’ 주제
괴테 인문학적 발자취 좇고
베를린 ‘마리-큐리 김나지움’
현지 재학생들과 문화 교류
노벨상 최다 배출 훔볼트대학
한인 유학생들과 진로 멘토링
![]() 전남독서인문학교(고교) 캠프단 학생들이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괴테광장을 둘러보며 인간의 욕망을 광장과 동상이라는 공간에서 탐구하는 인문학적 학습 활동을 하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 제공> |
전남교육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남독서인문학교' 여정이 한창이다. 독서인문교육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브랜드인 전남독서인문학교는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의 여정으로 서울과 경기 여주에서 국내캠프 일정을 마쳤다. 이어 지난달 16~26일 지역 고등학생 58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문학으로 함께 만드는 공동의 가치,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해외 문화탐방을 진행했다. 전남독서인문학교(고교) 캠프단의 9박 10일간 문화탐방 일정을 독일과 영국 두 편으로 나눠 싣는다.
인문학으로 함께 만드는 공동의 가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전남독서인문학교(고교) 캠프단(이하 캠프단)의 해외 문화탐방은 독일 민주주의의 출발지이자 대문호 괴테를 낳은 철학의 고장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됐다.
18일 오전 프랑크푸르트 옛 시청사가 위치한 뢰머 광장에 모인 전남독서인문학교 학생들은 광장 중앙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유스타디아를 바라보며 각자 사회적 정의에 대한 인문학적 물음에 대한 답을 떠올리기 위해 애썼다.
또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다’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하며 괴테광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괴테의 동상이 자리한 이곳에서 인간의 욕망을 광장과 동상이라는 공간에서 탐구하는 방식으로 사유의 폭을 넓혀갔다.
이어 학생들은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의 생가에서 ‘괴테 철학’이 완성되기까지의 인문학적 고뇌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진로 고민이 많은 학생에게 괴테의 철학은 삶의 영감을 가져다주는 토양이자 또 하나의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괴테의 시를 찾아 그 흔적과 의미를 찾고 각인시키며 희망을 그리는 방법으로 진행된 사유의 여정은 참가 학생들의 인문학적 감성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괴테의 생가를 둘러본 송혜령(순천강남여고) 양은 “진로라든지 가치관이라든지 고민과 망설임이 좀 많았던 것 같은데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망설임 하나 하나가 제 인생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19일 고속열차(ICE)로 동서를 가로질러 이동해 베를린에 숙소를 차린 캠프단은 인간의 욕망과 본성에 대한 이해를 넘어 지속가능한 공동체에 관해 탐구하는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있는 중등교육기관인 ‘마리-큐리 김나지움’을 찾은 학생들은 토마스 마이네케 교장에게 분단을 겪은 독일의 역사를 듣고, 현지 재학생들과 문화 교류를 나눴다.
이와 함께 공립대학교로 인문교육의 산실이자 노벨상 수상자를 최다 배출한 훔볼트대학에서 한인 유학생 멘토와 함께하는 진로 멘토링 시간을 이어 갔다.
캠프단은 베를린에서의 이튿날인 20일에는 포츠담회담이 있었던 세칠리엔궁에서 포츠담회담의 역사적 배경과 이 회담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베를린 영사관 거리에 있는 주독일 한국대사관을 방문, 한국과 독일의 우호 조약 등 외교관계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현직 외교관으로부터 문화와 공공 외교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 학생들은 짙은 회색의 직사각형 콘크리트 블록들이 장엄히 늘어서 있는 홀로코스트 희생 유대인 추모지와 무너져내린 베를린 장벽, 나치 독일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의 본부 자리에 세워진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 (Topographie des Terrors)를 둘러보며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부른 비극(사유하지 않는 죄)과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되새겼다.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에서 주서연(예당고) 양은 “숨기고 싶은 역사가 있음에도 그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시를 하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그것 또한 자유가 아닌가”라며 “과거의 슬픈 역사를 당당히 드러내는 것 또한 자유의 표현임을 배웠다”라고 밝혔다.
다음날 21일 캠프단은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193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순간을 재현하는 ‘평화기원 릴레이 마라톤 행사’를 가졌다.
캠프 6일 차 행사로 진행된 이 날 행사는 파리올림픽에 맞춰 세계 역사 속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그 길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의미를 뒀다.
특히 손기정·남승룡(순천 출신) 선수가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기뻐하지 못하고 슬퍼했던 이유와 당시 나라 잃은 국민의 비참함을 이해하고자 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김맑음(진도고) 군은 “나라 잃은 서러움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임을 잊지 않았던 손기정 선수가 가졌던 순고한 뜻을 생각하며 뛰었다”라며 “조금 힘들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정희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장은 “나라 잃은 슬픔을 간직한 두 영웅이 뛰었던 마라톤 코스 중 일부를 따라 뛰거나 걸으며 두 선수의 슬픈 마음과 그런 역경을 헤쳐 나가고자 했던 순수한 열정을 느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를 지속해서 역사의 아픔을 직접 체험하고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깨닫고 세계 시민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프랑크푸르트·베를린=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18일 오전 프랑크푸르트 옛 시청사가 위치한 뢰머 광장에 모인 전남독서인문학교 학생들은 광장 중앙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유스타디아를 바라보며 각자 사회적 정의에 대한 인문학적 물음에 대한 답을 떠올리기 위해 애썼다.
![]() 홀로코스트 희생 유대인 추모지 기념물을 둘러보며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부른 비극에 대해 생각했다. |
이어 학생들은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의 생가에서 ‘괴테 철학’이 완성되기까지의 인문학적 고뇌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진로 고민이 많은 학생에게 괴테의 철학은 삶의 영감을 가져다주는 토양이자 또 하나의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괴테의 시를 찾아 그 흔적과 의미를 찾고 각인시키며 희망을 그리는 방법으로 진행된 사유의 여정은 참가 학생들의 인문학적 감성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괴테의 생가를 둘러본 송혜령(순천강남여고) 양은 “진로라든지 가치관이라든지 고민과 망설임이 좀 많았던 것 같은데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망설임 하나 하나가 제 인생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19일 고속열차(ICE)로 동서를 가로질러 이동해 베를린에 숙소를 차린 캠프단은 인간의 욕망과 본성에 대한 이해를 넘어 지속가능한 공동체에 관해 탐구하는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있는 중등교육기관인 ‘마리-큐리 김나지움’을 찾은 학생들은 토마스 마이네케 교장에게 분단을 겪은 독일의 역사를 듣고, 현지 재학생들과 문화 교류를 나눴다.
이와 함께 공립대학교로 인문교육의 산실이자 노벨상 수상자를 최다 배출한 훔볼트대학에서 한인 유학생 멘토와 함께하는 진로 멘토링 시간을 이어 갔다.
캠프단은 베를린에서의 이튿날인 20일에는 포츠담회담이 있었던 세칠리엔궁에서 포츠담회담의 역사적 배경과 이 회담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베를린 영사관 거리에 있는 주독일 한국대사관을 방문, 한국과 독일의 우호 조약 등 외교관계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현직 외교관으로부터 문화와 공공 외교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 괴테 생가에서 괴테철학이 완성되기까지의 인문학적 고뇌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며 감성을 키워 나갔다. |
![]() 무너져버린 베를린 장벽의 잔해를 보며 진정한 자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이어 학생들은 짙은 회색의 직사각형 콘크리트 블록들이 장엄히 늘어서 있는 홀로코스트 희생 유대인 추모지와 무너져내린 베를린 장벽, 나치 독일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의 본부 자리에 세워진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 (Topographie des Terrors)를 둘러보며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부른 비극(사유하지 않는 죄)과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되새겼다.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에서 주서연(예당고) 양은 “숨기고 싶은 역사가 있음에도 그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시를 하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그것 또한 자유가 아닌가”라며 “과거의 슬픈 역사를 당당히 드러내는 것 또한 자유의 표현임을 배웠다”라고 밝혔다.
다음날 21일 캠프단은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193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순간을 재현하는 ‘평화기원 릴레이 마라톤 행사’를 가졌다.
캠프 6일 차 행사로 진행된 이 날 행사는 파리올림픽에 맞춰 세계 역사 속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그 길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의미를 뒀다.
특히 손기정·남승룡(순천 출신) 선수가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기뻐하지 못하고 슬퍼했던 이유와 당시 나라 잃은 국민의 비참함을 이해하고자 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김맑음(진도고) 군은 “나라 잃은 서러움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임을 잊지 않았던 손기정 선수가 가졌던 순고한 뜻을 생각하며 뛰었다”라며 “조금 힘들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정희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장은 “나라 잃은 슬픔을 간직한 두 영웅이 뛰었던 마라톤 코스 중 일부를 따라 뛰거나 걸으며 두 선수의 슬픈 마음과 그런 역경을 헤쳐 나가고자 했던 순수한 열정을 느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를 지속해서 역사의 아픔을 직접 체험하고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깨닫고 세계 시민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프랑크푸르트·베를린=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