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팀워크·용병술 완벽 … 사브르 금빛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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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팀워크·용병술 완벽 … 사브르 금빛 세대교체
펜싱 유럽 강국 꺾고 3연패 새역사
오상욱, 사상 첫 펜싱 2관왕 달성
구본길, 3개 대회 참가 ‘해피엔딩’
신예 박상원, 대담한 플레이 눈길
도경동, 결승 접전 속 조커 맹활약
2024년 08월 02일(금) 00:00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시상식에서 한국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박상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종주국’ 프랑스와 ‘펜싱 강국’ 헝가리를 넘어 단체전 올림픽 3연패 고지에 올랐다.

오상욱(27·대전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이 호흡을 맞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1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헝가리와의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45-4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 2021년 진행된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2016년 리우데자이루 대회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 소식을 전했던 오상욱은 우승을 확정하는 45번째 점수를 완성하면서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첫 2관왕에 올랐다. 오상욱은 이번 금메달로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 타이틀도 차지했다.

‘맏형’ 구본길은 3연패 순간을 모두 지키면서 한국 펜싱의 역사가 됐다.

도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오상욱과 구본길은 호흡이 척척 맞았던 베테랑 김정환과 김준호의 국가대표 은퇴로 ‘신예’ 박상원·도경동과 새로 호흡을 맞췄다.

우려와 달리 대표팀은 ‘원팀’으로 결승전까지 올라, 금메달까지 만들었다.

박상원이 1라운드에 나서 개인전 올림픽 3연패에 빛나는 아론 실라지를 맞아 먼저 2점을 내줬지만 내리 3점을 가져오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3-4 역전을 허용했던 박상원은 다시 승부를 뒤집고 5번째 점수를 먼저 만들었다.

이어 두 번째 주자 ‘에이스’ 오상욱이 피스트에 등장했다.

먼저 2점을 내주면서 5-6이 됐지만 오상욱이 빠른 공격으로 흐름을 바꿨고 역습으로 8-6을 만들었다. 그리고 10-8에서 구본길에게 자리를 넘겼다.

구본길은 안드라스 사트마리와 대결에 나서 12-11에서 연달아 공격에 성공하면서 15-11로 점수를 벌리고 피스트에서 내려왔다.

다시 박상원의 무대가 돌아왔고, 치열한 접전이 전개되면서 18-1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박상원이 연달아 점수를 더하며 20-17을 만들었다.

이어 구본길과 아론 실라지의 ‘베테랑’ 맞대결이 펼쳐졌다. 두 선수는 팽팽한 승부를 펼치면서 5점씩을 만들었고 25-22로 5라운드가 끝났다.

그러나 6라운드에서 한국이 역전을 허용했다.

오상욱이 25-24로 추격을 허용한 뒤 피스트 뒤로 밀리면서 25-25 동점이 됐다. 그리고 리드까지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내 반격에 들어간 오상욱이 26-26을 만들었고, 사트마리도 밀리지 않는 승부를 하면서 팽팽한 동점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29-29에서 오상욱이 공격에 들어가 30점에 먼저 이르렀다.

이어 한국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구본길을 대신해 도경동이 이번 단체전에서 처음 피스트에 올랐고 거침없이 공격에 들어갔다. 벼락같이 득점을 만든 도경동은 그대로 5포인트를 연달아 올리면서 35-29를 만들었다.

박상원이 분위기를 이어 8라운드 첫 득점에 성공했지만 연달아 2점을 내주면서 36-31이 됐다. 이내 38-32로 헝가리를 밀어낸 박상원은 1점을 내줬지만 바로 40점을 채운 뒤 오상욱을 피스트로 불러냈다.

40-33에서 시작된 9라운드, 오상욱이 실라지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연달아 3점을 허용했다. 40-36까지 쫓겼지만 첫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흐름을 끊은 오상욱은 연속 득점으로 43-36을 만들었다.

금메달까지 2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다시 실라지가 3연속 공격에 성공했다. 43-39까지 좁혀왔지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은 곧바로 공격을 펼쳐 44-39를 만들었다.

금메달 포인트에 이르렀지만 점수를 내주면서 44-40. 이어 오상욱이 동시에 공격을 한 뒤 환호성을 내질렀지만 심판의 판정은 달랐다. 44-41에서 다시 자세를 가다듬은 오상욱, 실라지의 공격을 막고 그대로 점수까지 연결시키면서 심판을 볼 필요도 없이 확실하게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도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합작한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 멤버 중 두 명이 이탈했지만 박상원, 도경동을 새로 맞은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금메달로 뉴 ‘어펜져스’의 시작을 알렸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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