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에서 스타까지…비뚤어진 ‘연예인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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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에서 스타까지…비뚤어진 ‘연예인 공화국’
연예인도 사람이다 배국남 지음
2024년 08월 02일(금) 00:00
지난 3월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진행된 고 이선균 등 타계배우 추모 공연. <ABC 방송화면 캡쳐>






“나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딴따라인 것이 좋다. 영원히 딴따라의 길을 가겠다.”(송해)

“연기자는 작품과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기후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문제 해결에 일정 정도 일조할 수 있어 행복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김혜수)

과거 ‘딴따라’라 불리던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들의 위상이 시대변화에 따라 높아졌다. 대중들은 스마트 폰과 TV, 라디오, OTT, 스크린 등을 통해 매일같이 ‘스타’들을 접하며 울고, 웃는다. 흔히 ‘스타는 하나님보다 힘이 세다’고 말하지만 실상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와 대중들의 악플로 인해 남다른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지난해 12월, 마약 관련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선균 배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협박 피해자로 105일, 마약 피의자로 71일을 홀로 견뎌야 했다고 한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펴낸 ‘연예인도 사람이다’를 통해 ‘연예인지망생 공화국’, ‘스타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사회에 직격탄을 날린다. 지난 2022년 펴낸 ‘연예인의 겉과 속’ 개정판이자 속편 격이다. 저자는 ‘책을 펴내며’에서 출간이유를 명확하게 밝힌다.

“연예인을 둘러싼 문제와 병폐, 시스템,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중문화 발전은 고사하고 제2, 제3의 이선균이 연이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선균 사건이 드러낸 정권·검경, 언론, 대중의 문제뿐만 아니라 연예인을 정신적·육체적으로 옥죄는 사회적 인식과 구조적 문제, 그리고 문화산업 종사자·소비자의 잘못된 행태를 지속해서 알려야 한다. 그것만이 이선균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동시에 제2의 이선균 사건을 예방하고 연예인이 대중문화 주역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크게 ‘연예인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려는 부문’과 ‘제2의 이선균 비극이 발생하지 않는 건강한 대중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부문’에 초점을 맞춰 10개 장(章)으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낸다. 30여 년 동안 영화, 방송·연예계 현장을 취재해온 저자는 스타·연예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곁들여 한국 대중문화의 시대적 흐름을 짚으며 ‘어제’와 ‘오늘’을 심도깊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연예인들의 삶과 생활·데뷔과정, 연예기획사 중심의 스타(연예인 육성)시스템, 창작자 메이커(연출자·작가), 기획자 메이커, 팬덤 문화 등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언론이 바로 서야’ 함을 강조하며 “연예저널리즘이 ‘너절리즘’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스타 시스템과 연예인 문화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제시한다.

스타·연예인들은 ‘일회용 스타’(one-hit wonder)부터 67년 동안 방송·무대 활동을 펼친 고(故) 송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스타·연예인은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와 같이 한국 사회의 불합리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잠수함 속 토끼’와도 같다. 저자는 “장수 연예인은 젊은 층이 삶의 전형으로 삼을 진정한 어른 부재의 공백을 메우며 이상적인 어른 사표(師表) 기능을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SKY 공화국의 학벌사회’를 타파한 중·고졸 스타들과 한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한국 대중문화가 전세계 속으로 파고들며 한류(韓流)를 이루고 있는 이때, 신간은 연예인과 스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신사우동호랑이·1만8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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