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설현장 노동자 폭염에 무방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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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건설현장 노동자 폭염에 무방비 방치
2024년 08월 02일(금) 00:00
연일 낮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힘들지만 폭염속에서도 작업을 해야 하는 건설 노동자에겐 1년 중 가장 힘든 시기이다.

물론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 작업을 중지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소규모 건설 현장에선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둘러본 현장은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 한 철거현장에는 ‘근로자 휴게소’라고 적힌 접이식 텐트 한 동이 설치돼 있지만 선풍기 조차 없고 철제 가림판 탓에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북구 중흥동의 건물 신축현장에도 휴게소는 있지만 이용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휴게소 주변에 벽돌 등 공사자재가 쌓여 있어 바람이 전혀 들지 않는데다 선풍기를 틀어도 습도가 높은 바람 때문에 현장 주변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는 근로자들이 많았다.

고용노동부의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보면 실외 작업장에는 그늘진 장소를 마련하고 필요시 이동식 에어컨 등 국소 냉방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폭염특보 발령시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오후 2~5시에는 야외 작업을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정부 지침이 꿈같은 소리라고 말한다. 휴게시간은 보장돼 있지만 쾌적하게 쉴 곳이 없어 차안에서 에어컨을 켠채 더위를 피하는 현실이라 정부의 예방 가이드가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폭염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심해질 것이 뻔하다.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폭염을 심각한 기후 재난으로 인식해 폭염특보 발령시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요란하게 대처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폭염에 가장 취약한 소규모 건설 현장 노동자들을 방치해선 안된다. 주기적인 현장 점검으로 이들이 폭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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