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기획·스승 연주 ‘사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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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기획·스승 연주 ‘사제 동행’
ACC서 4일 ‘최현호 피아노 독주회’
‘아르플래닛’ 최혜지 대표
대학원 지도교수 공연 기획
호남예술제 최고상 출신
‘헨델’ 테마 레퍼토리 구성
2024년 07월 31일(수) 19:25
피아니스트 최현호, 아르플래닛 최혜지 대표.
“이번 공연을 기획한 아르플래닛 최혜지 대표는 수년 전 대학원 지도학생으로 만난 제자입니다. 학교 안에서는 전문 연주자의 길을, 밖에서는 프로 기획자의 길을 걷고 있는 다재다능한 학생이죠. 피아노를 연주할 때마다 보여준 재능이 ‘공연 기획’에서는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가 됩니다.”

대학원생이 지도교수의 공연을 기획해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로베르트 슈만과 요하네스 브람스처럼 출람지예의 관계를 쌓는, 나아가 ‘사제동행(師弟同行)’의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공연기획자와 피아니스트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전남대 음대에서 강의 중인 피아니스트 최현호와 그의 음악적 제자 최혜지(아르플래닛 대표·피아니스트) 씨. 이들은 오는 8월 4일 오후 7시 ‘최현호 피아니스트 독주회’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극장2)에서 펼칠 예정이다.

호남예술제 최고상 출신인 최현호는 광주예고 음악과 및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재학 중 보스턴 뉴잉글랜드음악원에 입학해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서울대 박사과정에 재학하며 전남대, 세종대, 계명대 등에 출강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전남대 음대 대학원에서 피아노 전공 지도교수와 제자 관계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최 씨가 클래식 공연기획단체 ‘아르플래닛’을 창단하면서 이번 공연이 성사된 것. 아르플래닛은 ACC 창단연주회를 비롯해 빛고을아트스페이스, 북구문화센터 등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쳐 왔다.

최 씨는 “연주실력과 티칭 능력으로 학부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최현호 교수님에게 지도받고 싶었는데, 지도교수 배정이 확정된 순간 길거리에서 ‘폴짝’ 뛸 만큼 기뻤다”며 “선생님의 무대를 직접 기획했다는 점, 아르플래닛이 진행하는 첫 독주회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의미를 남긴다”고 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엄연히 공연 기획자와 아티스트 관계지만, 그에 앞서 두 사람은 ‘사제 지간’이기에 저간의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궁금했다.

최 씨는 “피아노 연주에 슬럼프를 겪고 있던 시기에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칭찬, 첫 레슨의 감동이 아직 남아있다”며 “중요한 실기시험이 있으면 개인 시간을 할애해 서울에서 광주까지 찾아와 티칭해줄 정도로 감사한 기억이 많다”고 했다.

최 씨는 사랑니를 뽑아서 퉁퉁 부은 볼로 레슨을 받았던 일, 실기시험 3일 전에 독감에 걸려 대회 출전에 지장이 없도록 진단서를 발급받으려 함께 뛰었던 일, 실기시험 하루 전날 손목이 부러져 엉엉 울었던 일 등 희로애락이 담긴 경험들을 풀어놨다. 그런 역경을 함께 견뎌왔기에 오늘 무대가 성사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한편 헨델 모음곡 ‘B플랫장조 HWV 434’로 시작하는 이번 독주회는 ‘슈만 소나타 2번’, ‘스크리아빈 소나타 2번’, ‘헨델 미뉴에트 G장조’ 등으로 이어진다.

브람스 ‘헨델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등도 울려 퍼질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에 유독 ‘헨델’ 곡들이 눈에 띄는 이유는 최현호 피아니스트가 최근 작곡가 리스트를 테마로 독주회를 마쳤기에, 중복되지 않는 음악가 중 헨델에 천착해 레퍼토리를 구성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음악적 스승으로서 그동안 예술의 길을 열어준 피아니스트 최현호 초청연주회를 기획하고 선보여 감회 깊다”며 “앞으로 대학원 졸업 리사이틀을 성실히 준비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 비해 클래식 관람 기회가 적은 지역에서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피아니스트 최현호는 KBS교향악단과 협연했으며 호신음악콩쿠르·광주음악협회콩쿠르 1위, 한국 리스트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바 있다. 독일 브레머하펜 필하모니와 협연했고 한국피아노학회, 광주피아노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 폼 예약 필수(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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