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식상한 음악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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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식상한 음악 거부합니다
전남대 9인 재즈그룹 ‘솔밴드’
탐정 모티브 등 이색 콘텐츠
트렌디한 아티스트로 입소문
29일 담양 담빛음악당서 공연
2024년 06월 12일(수) 18:55
SOL뮤직컴퍼니가 자작곡 ‘Welcome to my hotel’을 부르고 있다.
“Welcome to my hotel...따뜻한 차와 맛있는 과자. 파티를 장식할 죽여주는 음악까지 ‘호텔 SOL’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해요”(‘Welcome to my hotel’ 중에서)

밴드 리더가 ‘지배인’이고 베이시스트가 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독특한 호텔. 드럼 연주자와 색소포니스트, 관객은 모두 ‘투숙객’이고 빨간 브라자 하나가 사라져 탐정 ‘Mr.셜록’이 수사 중인 ‘SOL 호텔’.

지난 4일 방문한 운암동 ‘SOL뮤직컴퍼니’(대표 이원종) 작업실은 새빨간 입구부터 고급 호텔의 이미지를 줬다. 전남대 음악교육과 출신 아홉 명이 모여 만든 솔뮤직컴퍼니 소속 ‘솔밴드’는 최근 호텔리어 컨셉의 자작곡 ‘Welcome to my hotel’, 탐정을 모티브로 한 ‘Mr.셜록’을 발표하며 트랜디한 지역 아티스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들은 최근 SNS에 관악기 위주의 마칭 밴드(행진곡) 스타일을 재해석한 ‘생일 축하곡’, 레코딩부터 편집까지 손수 거친 ‘내러티브가 있는 노래’ 등 이색적 콘텐츠로 300만 조회수를 넘기는 등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오는 29일(오후 2시)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주관하는 ‘청춘마이크 J-local star’ 공연을 담양 담빛음악당에서 앞두고 있다.

팀명 ‘SOL’은 ‘Season’s of Love’의 약자로 인생(사계)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사랑’의 가치를 음악에 녹여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솔밴드는 피아노, 보컬, 색소폰, 클라리넷, 드럼 5인조 세션으로 이뤄져 있으며 올해부터 별도의 브라스 밴드 ‘BIG BOSS’를 편성했다. 이들이 모여 ‘솔밴드뮤직 컴퍼니’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4일 운암동 작업실에서 만난 솔뮤직컴퍼니. 왼쪽부터 이보은(드럼), 김민서(베이스), 이원종(대표·건반/작편곡), 강태호(색소폰/클라리넷), 유하은(보컬).
결성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원종 대표는 “처음에는 2021년 전남대 정기 음악회 등에서 만나 동문끼리 ‘멋진 음악 만들어보자’며 가볍게 시작했다”며 “이후 클럽 페이공연, 기관 지원사업 공연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제는 전속 라이브 연주를 선보이는 ‘하우스 밴드’로 거듭났다”고 했다.

이들은 음악교육과 출신답게 자체 매력에 천착하는 ‘절대음악’에 집중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그러면서도 SNS는 물론 음악 외적 이야기를 내레이션이나 분장, 뮤지컬 요소에 녹이는 ‘표제음악’적 요소까지 접목하고 있다.

“제가 우리 호텔에서 있었던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Mr.셜록 I’m the best 탐정 이 동네/ 누가 날 몰라 죽여주는 뿔테 그리고 담배”(‘Mr.셜록’ 중에서)

이날 자리에서는 소규모 라이브 공연도 펼쳐졌다. ‘호텔 SOL’이라는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자작곡 ‘Mr.셜록’과 ‘Welcome to my hotel’을 차례로 들을 수 있었다.

센스 있는 나래이션과 힘 있는 보컬의 리드로 시작된 ‘Mr.셜록’은 뮤지컬 넘버를 방불케 했다.

노랫말 속 ‘사건일지’에 따르면 3년 전 3월 17일 평화로운 ‘SOL 호텔’ 303호에서 호텔리어(베이시스트)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지배인(이원종)과 드러머, 색소포니스트는 저마다의 선율을 연주하며 진실을 밝혀내려 고군분투한다. 한 편의 음악극을 보는 것 같은 구성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해 보였다.

솔밴드가 들려주는 하모니는 일면 1910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형성된 뉴올리언스풍 재즈를 떠올리게 했다. 노동요와 블루스, 흑인 브라스밴드의 행진곡 등이 혼합된 형태로, 정해진 주 선율에 즉흥 연주도 가미돼 재즈 특유의 풍미를 더했다.

이어지는 ‘Welcome to my hotel’은 솔밴드의 음악적 가치관과 하모니를 최고의 호텔 ‘SOL’에 은유, 투숙객(관객)들을 초대하는 내용이었다. 1950년대 웨스트코스트 백인 사이에서 유행한 ‘쿨 재즈’ 감성이 엿보였다.

노래가 시작되자 이원종 대표는 지배인 복장을 하고 기자를 문 밖으로 이끌었다. 호텔에 대한 설명을 듣는 대목도 노래의 일부다. 안내에 따라 공연장(방) 내부로 들어서자 개성 있는 멜로디가 흘러 나왔다.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깃든 공연은 지역 밴드가 SNS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활로처럼 다가왔다.

이원종 대표가 ‘Mr.셜록’을 들려주는 장면. 조붓한 공간이었지만 즉석 조명과 청년 예술인들의 열정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한편 솔밴드는 올해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빛나는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지난해에는 광산구에서 ‘오월국제교류음악회’와 제20회 ‘광주 충장축제’에 참여해 우수상, 한국연예협회 G-pop 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원종 대표는 “올해 안에는 자작곡 6곡 정도를 담은 정규 앨범 발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며 “‘음악’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서로 믿고 따라와주는 맴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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