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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왜 안내” 대학동기 가혹행위…2심도 징역형
법원 “가스라이팅은 해당 안돼”
2024년 05월 30일(목) 20:30
법원이 심리적 지배인 일명 ‘가스라이팅(Gas-lighting)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법원은 피해자 스스로 지배 과정에서 벗어나고 가해자의 제지나 방해가 없었다면 가스라이팅이 아니라고 봤다.

광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영아)는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A(여·3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9~2020년 불에 달군 나무 숟가락으로 자신과 동거 중인 대학 동기 B씨의 몸을 지지거나, 겨울에 찬물을 계속 뿌리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가 주목한 대목은 B씨가 심리적 지배를 당했느냐 여부였다.

그는 “A씨의 지속적인 괴롭힘 등으로 심리적 지배를 당해 합리적 사고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A씨의 지속적인 요구와 강압에 따라 동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장기간에 걸쳐 의식·무의식적 심리적 지배를 당한 것을 의미하는 일명 가스라이팅을 당해 A씨의 가혹행 위에도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다.

B씨는 “A씨의 가스라이팅 때문에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었고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동거하다 입원치료를 받기 위해 5개월 동안 부모와 지내면서 A씨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거나 만나지 않았다는 점을 살폈다.

2023년 8월께 B씨가 부모를 설득해 A씨와 동거를 시작했고, 2020년 12월 A씨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스스로 외할머니 집으로 갔다는 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B씨가 생활비(월 20만원)를 제때 내지 않자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는 A씨의 증언이 더 신빙성이 있다”면서 “다만 B씨의 얼굴 상해에 대해서는 철봉운동 과정에서 다쳤다 A씨의 주장보다는 A씨가 주먹으로 때린 상처라는 것이 더 납득이 된다”고 봤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