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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써 온 이름 있는데…남구 명소 명칭 공모 논란
푸른길 브릿지·스트리트 푸드존·백운 호랑이 등 전국 공모
상인들 “혼란 가중”…남구 “쉬운 이름으로 홍보 효과 기대”
2024년 05월 28일(화) 19:40
광주시 남구 백양로 ‘스트리트 푸드존’ 입구에 영문 명칭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시 남구가 최근 백운광장 인근 명소들의 ‘명칭공모전’을 시작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5년 전부터 이름을 짓고 예산을 들여 알려왔는데 ‘홍보·경제효과를 끌어올린다’는 이유로 개명에 나섰기 때문이다.

28일 광주시 남구에 따르면 남구는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남구는 ‘푸른길 브릿지’, ‘스트리트푸드존’, ‘백운광장 토요 야시장’, ‘백운호랑이’ 등 4개의 명칭에 대한 공모전을 진행한다. ‘백운호랑이’는 남구청사 미디어월에 등장하는 호랑이 영상이다.

새 명칭 선정 결과는 전문 심사와 제안자 면접을 거쳐 오는 7월 8일 공개된다. 남구는 이번 공모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담았거나 쉽고 기억에 남을만한 우리말 명칭을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모전은 허울이고 실제목적은 홍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스트리트푸드존은 지난 2022년 개장을 앞두고 명칭과 심벌마크에 대한 공모전을 진행했지만, 결국 명칭이 바뀌지 않았다.

홍보를 위해서 과거 공모전을 진행하고도 명칭을 바꾸지도 않았으면서 또 공모전을 반복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남구 관계자도 “기존 이름에 대해 ‘왜 영어로 이름을 지어놨느냐’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고, 홍보효과를 기대하며 공모전 진행을 결정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홍보 효과를 노린 근시안적 행정으로 정책 신뢰도를 낮춰 결국 행정에 혼선을 더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미 수년간 명칭으로 사용해 고유명칭으로 굳었다는 점에서다.

현재 ‘푸른길 브릿지’, ‘토요 야시장’, ‘스트리트푸드존’, ‘백운호랑이’의 명칭은 정부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에 선정 당시인 지난 2019년부터 남구 도시재생과에서 붙여 최근까지 불려왔다.

일부 스트리트푸드존의 상인들조차 명칭 변경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트리트푸드존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이름을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미 스트리트푸드존으로 알려져 오히려 방문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상인은 “‘스트리트푸드존’이나 ‘푸른길브릿지’ 같은 이름이 영어이다보니 어르신들이 어려워하기도 하고 현재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쉬운 한글 이름으로 바뀌면 좋을 것”이라면서 “애초에 처음부터 충분한 고려를 한 명칭을 붙여 홍보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공모전 결과 선정한 명칭이 대중적 공감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하면서 공모전을 열어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명칭을 선정하면서 경기도민이 ‘평화누리’라는 새 명칭이 이상하고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 게시글에 4만여명이 넘게 서명하기도 했다

또 남구민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고 한 참여자격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공모전 상금을 노리는 속칭 ‘공모전 헌터’들이 선정될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단순 홍보나 ‘안 되면 말고’ 식이 아닌 명칭 변경이나 제정을 왜 진행해야 하는지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무용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좋은 이름은 지역의 랜드마크, 명소를 부각할 수 있는 만큼 체계적인 브랜딩 전략 차원에서 지역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름이 정해져야 한다”며 “단순히 홍보 목적으로 이름을 새로 짓는 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