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서수지 옮김
학습과 학습, 일과 일 사이에 ‘수면’을 끼워 넣으면?
재학습에 걸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재학습에 걸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 |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확히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맞추기는 어렵다. 대부분은 자신에 대한 예측이 번번이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 코넬대 니컬러스 에플리 박사의 실험은 의미있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측과 관련 기획한 실험은 다음과 같다. 캐나다 암협회는 암 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수선화의 날’을 제정했다.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수선화를 빗댄 것으로 수선화나 관련 상품을 판매해 기부금을 모으는 행사다. 연구팀은 수선화 날 이전에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기부를 위해 수선화를 사겠습니까?”라는 물음으로 학생들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게 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적어도 한 송이는 사겠다’고 답한 학생이 83%, ‘같은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의 수선화 구매 여부’는 56%로 나왔다. 수선화 날이 끝나고 나온 결과는 실제 상품을 구매한 학생은 43%에 지나지 않았다. 다른 학생의 구매 예측은 43%로, 타인을 기준으로 생각한 부분이 좀 더 현실적이었다. 즉 내 입장에서 하는 예측은 많이 어긋나지만 ‘다른 사람이라면’이라고 가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81가지 심리실험’은 사뭇 이색적인 책이다. 뇌과학을 비롯해 정신의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세계 최고 권위자들의 심리실험 결과를 풀어냈다. 특히 인간의 욕망과 결부된 일, 휴식의 작동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통찰했다.
저자인 나이토 요시히토는 일본 릿쇼대 객원교수이자 기업체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사회심리학에 토대를 둔 지식을 실천적 분야에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으며 비즈니스 심리학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소심해도 잘 나가는 사람들의 비밀’,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 등과 같은 이색적인 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이렇게 재미있는 분야를 연구하는 학문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목적으로 책을 썼는데” 기대 보다 훨씬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번 책을 펴내기 위해 심리학 전문지에 발표된 논문을 다수 참고했다.
책에서 다룬 내용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편으로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부분도 없지 않다. 일테면 이런 내용이다. ‘현대인이 다운로드에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초’, ‘가격을 협상할 때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게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같은 양의 음식을 상대적으로 작은 접시에 소복하게 담으면 만족도가 올라간다’ 등이 그런 사례다.
가급적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실험을 살펴보자. 미 컬럼비아대 말리아 메이슨 교수는 보석 판매자와 구매자간 실험을 했다. 이에 따르면 판매자가 제시한 가격에 따라 구매자가 판매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딱 떨어지는 가격보다는, 예를 들어 20달러가 아닌 21달러, 19달러인 경우가 흥정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얘기다.
가격을 흥정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금액인 경우 ‘만만하게 볼 수 없겠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특별한 근거가 없더라도 상대는 정확한 계산을 하고 산출된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서던메소디스트대 앨런 브라운 교수는 ‘비밀번호 생성 및 기억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결과에 따르면 모든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하는 비율은 7.1%였다. 대부분 같은 비밀번호를 돌려쓰고 있었는데, 모조리 다르게 설정하면 귀찮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생일이나 주소 등 자신과 연관된 조합을 비밀번호로 설정하는 비율은 무려 92.7%에 달했다.
학습과 학습 또는 일과 일 사이에 ‘수면’ 시간을 두면 효과가 어떤지에 대한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프랑스 리옹1대 뇌과학연구소의 스테파니 마자 교수 연구팀은 학습과 학습 사이에 수면을 끼워 넣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재학습에 걸린 시간이 줄고 기억력도 좋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책에는 일상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실험을 토대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실려 있다. 81가지 실험을 읽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과나무사이·1만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미 코넬대 니컬러스 에플리 박사의 실험은 의미있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측과 관련 기획한 실험은 다음과 같다. 캐나다 암협회는 암 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수선화의 날’을 제정했다.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수선화를 빗댄 것으로 수선화나 관련 상품을 판매해 기부금을 모으는 행사다. 연구팀은 수선화 날 이전에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기부를 위해 수선화를 사겠습니까?”라는 물음으로 학생들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게 했다.
![]() |
저자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이렇게 재미있는 분야를 연구하는 학문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목적으로 책을 썼는데” 기대 보다 훨씬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번 책을 펴내기 위해 심리학 전문지에 발표된 논문을 다수 참고했다.
책에서 다룬 내용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편으로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부분도 없지 않다. 일테면 이런 내용이다. ‘현대인이 다운로드에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초’, ‘가격을 협상할 때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게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같은 양의 음식을 상대적으로 작은 접시에 소복하게 담으면 만족도가 올라간다’ 등이 그런 사례다.
가급적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실험을 살펴보자. 미 컬럼비아대 말리아 메이슨 교수는 보석 판매자와 구매자간 실험을 했다. 이에 따르면 판매자가 제시한 가격에 따라 구매자가 판매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딱 떨어지는 가격보다는, 예를 들어 20달러가 아닌 21달러, 19달러인 경우가 흥정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얘기다.
가격을 흥정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금액인 경우 ‘만만하게 볼 수 없겠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특별한 근거가 없더라도 상대는 정확한 계산을 하고 산출된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서던메소디스트대 앨런 브라운 교수는 ‘비밀번호 생성 및 기억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결과에 따르면 모든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하는 비율은 7.1%였다. 대부분 같은 비밀번호를 돌려쓰고 있었는데, 모조리 다르게 설정하면 귀찮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생일이나 주소 등 자신과 연관된 조합을 비밀번호로 설정하는 비율은 무려 92.7%에 달했다.
학습과 학습 또는 일과 일 사이에 ‘수면’ 시간을 두면 효과가 어떤지에 대한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프랑스 리옹1대 뇌과학연구소의 스테파니 마자 교수 연구팀은 학습과 학습 사이에 수면을 끼워 넣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재학습에 걸린 시간이 줄고 기억력도 좋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책에는 일상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실험을 토대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실려 있다. 81가지 실험을 읽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과나무사이·1만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