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56년만에 오남매 극적 상봉 “단번에 알아봤죠”
최종원 씨 ‘가족찾아주기’ 신청…장성경찰 도움으로 결실
2024년 05월 12일(일) 19:55
지난 7일 장성경찰서에서 최종원(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씨가 56년만에 형제들을 만났다.
헤어진 오남매가 정성껏 가족을 찾아준 경찰의 도움으로 56년만에 상봉했다.

2급 장애를 가진 최종원(65)씨는 1969년 당시 11살에 부산 국제시장에서 가족을 잃어버렸다. 말이 어눌해 소통이 힘들었던 그는 부산 고아원에 강제 입소된 후 장성으로 이주해 다른 이름으로 56년간 살았다. 지난 2월 갑작스런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그는 가족을 찾고자 장성경찰서에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를 신청했다. 경찰은 전국적인 탐문수사 벌였고 결국 지난 7일 장성경찰서에서 오남매의 극적인 상봉이 이뤄졌다.

큰 형인 종복(68)씨는 동생을 만난 날을 회상하며 “기적 같았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에 살고 있는 그에게 이달 초 경찰이 찾아와 잃어버린 동생에 대해 물었고, 그는 동생이 형제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동생을 만나러 갔더니 거짓말처럼 동생이 있었습니다. 말하는 모습을 보고 단번에 알아봤죠. 어렸을 적 모습은 없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있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바보가 된 것마냥 아직까지 기분이 이상해요.”

한참을 번갈아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는 가족들. 종복씨는 동생이 언어 장애가 있어 깊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지만, 동생 기분이 아주 좋아보였다고 했다. 가족들은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면서도 음식을 잘 넘기지 못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종복씨는 동생을 찾으려고 부산 소재 고아원을 돌아다녔지만, 먹고 살기 바빠 계속해서 찾지 못했다. 동생의 입영 시기가 되자 결국 사망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살다보니 동생을 거의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니까 자꾸 동생 생각이 났어요. 동생도 생각났던건지 저를 찾아주면서 만나게 됐습니다. 못 보고 죽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어렵게 찾은 동생이니 자주 얼굴 보며 왕래해야죠. 동생의 과거를 들으며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이었지만, 지금은 좋은 분의 도움으로 잘 살고 있어 안심이 됩니다.”

종복 씨는 “형님이랑 누님, 동생들이랑 만났으니까 자주 보고 행복하자”고 동생에게 전했다. 또 자기일처럼 뿌듯해했던, 가족을 정성껏 찾아준 장성 경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6·25 전쟁, 미아, 해외 입양 등 찾지 못한 가족의 애타는 사연은 경찰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를 통해 상담해 볼 수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