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광주일보 제12기 리더스아카데미] 김난도 서울대 교수 “좀 늦을게? ‘코리안 타임’은 사라질 겁니다”
‘2024년을 관통하는 핵심어 10개’
1분1초를 소중하게 ‘분초사회’
신기술 능숙한 ‘호모 프롬프트’
완벽 추구 청년 ‘육각형 인간’
2024년 03월 13일(수) 19:25
제12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가 열린 지난 12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024년 올해를 관통하는 핵심어 1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지난 12일 제12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강단에 선 김난도<사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올해 한국사회 맥을 짚는 10개의 핵심어를 소개했다.

10개의 단어에 담긴 우리 사회 동향을 풀어내면서 그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지닌 청중 모두가 공감하게 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16년간 10가지 핵심어로 대한민국 소비 경향을 파악해온 그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책을 펴내며 청년층에게도 친숙한 인사가 됐다.

대학 강단에서 20대를 대상으로 강연을 펼쳐온 김 교수는 이번에는 광주·전남 지역 ‘리더’들에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지역에서 어떻게 내 사업을 잘 일궈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청룡의 해, 2024년을 그는 ‘분초사회’ ‘호모 프롬프트’ ‘육각형 인간’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도파밍’ ‘요즘 남편 없던 아빠’ ‘스핀오프 프로젝트’ ‘디토 소비’ ‘리퀴드 폴리탄’ ‘돌봄 경제’ 등의 단어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제일 먼저 악명 높았던 ‘코리안 타임’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상대가 20~30분 늦어도 그러려니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저희 생활과학연구소 직원들은 약속 시각을 분 단위로 정하더군요. 예를 들어 ‘5시 47분에 봐’ 이런 식으로요. 시간은 누구도 빌려올 수 없습니다. 단 소비자, 기술, 경제, 사회, 정치 등 모든 것이 요동치는 격변의 2024년에 나를 즐겁게 할 만한 ‘시간 도둑’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일 뿐이죠.”

일분일초가 아까운 소중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한 요즘 현상도 소개했다.

“영화를 소개하는 유튜브에서는 ‘결론 포함’ ‘스포일러 포함’이라는 단어가 꼭 붙곤 합니다. 또 기다리는 손님에게 ‘금방 된다’고 하지 않고 ‘14분 정도 뒤에 된다’라는 식으로 답을 하죠.”

김 교수는 ‘더현대 광주’의 건립을 계기로 관심을 끌고 있는 ‘더현대 서울’을 언급했다.

그는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라는 책을 펴내며 ‘페르소나 공간’ 전략을 들여다봤다.

“최근 증가하는 체험형 매장이 보여주듯 그 공간이 주는 무형의 가치를 고객이 직접 경험하고 공감하게 해 충성도(로열티)를 높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소비로 이어지죠. 더현대 서울은 ‘얼마를 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충분히 보내다 가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공간입니다.”

김난도 교수
김 교수가 제시한 또 다른 단어 ‘호모 프롬프트’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능숙하게 부릴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조어이다.

지난 2022년 AI로 그린 그림이 미국의 한 미술전에서 우승한 사건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이 사건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봤다.

인공지능 사용자는 약 900여 건의 프롬프트(사용자의 지시·명령어)를 주며 그림을 그리게 했다. 즉, 사람이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대체한다”며 “인공지능은 속도와 효율의 도구”임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완벽을 추구해야만 하는 청년의 슬픈 자화상을 반영한 ‘육각형 인간’, 유연한 가격 책정 전략인 ‘버라이어티 가격’, 더 재밌는 것에 몰두하는 ‘도파밍’ 등을 들여다봤다. 또 지역을 변화시키는 유연한 도시의 모습 ‘리퀴드 폴리탄’, ‘돌봄 경제’ 등에도 관심 가질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강연 끝에서 전설적인 무술 배우 이소룡의 말을 꺼내 들며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은 시간이다. 인생은 바로 시간과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19일 열리는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강연에는 지천명 역술가가 명리학의 세계를 선보인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