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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문구점 다 어디로 갔지…온라인에 밀려 줄폐업
광주 2022년 기준 28곳…코로나 전 2019년 36곳 대비 8곳 줄어
학생 수 급감·온라인 대비 가격 경쟁력 ↓ 학교 자체 보급 등 영향
2024년 03월 07일(목) 19:15
7일 오전 8시께 광주시 서구 치평동 운천문구 앞에서 부녀가 학교 준비물 목록을 확인하고 문구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7일 오전 8시께 찾은 광주시 서구 치평동 운천초등학교 인근의 한 문구점 앞. 새학기가 시작한 지 나흘 밖에 되지 않은 터라 등교 전 준비물 구매로 붐빌 것으로 예상됐던 문구점 앞은 한산하기만 했다.

이 학교 앞 문구점 운영자는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텅 빈 가게를 지키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곳에서 25년 가량 문구점을 운영해온 박모(68)씨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문구점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1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예전에는 초등학교 1개교 당 최소 3곳의 문구점은 있을 만큼 번창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업종을 변경하거나 문을 닫은지 오래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 코로나19 사태가 경영난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이어 “아이들이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문구의 온라인 판매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린다”며 “누가 비싼 돈 주고 물건을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학교 앞 문구점이 사라지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문구점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등하교 시간 발 디딜 틈조차 없었던, 준비물을 구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도 했던 문구점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광주시 소재 문구점은 지난 2022년 기준 28곳으로, 코로나19 전인 지난 2019년 36곳 대비 8곳(22%)이 줄었다.

동네 문구점 감소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이 실시한 전국문구점실태조사 결과, 올 1월 기준 전국 문구점은 약 7800곳으로, 지난 2019년 9500여곳 대비 1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영세한 동네 문구점 뿐만 아니라, 중·대형 종합문구상사도 포함됐지만, 전반적인 감소세는 뚜렷하다.

문구점 감소의 원인은 명확하다.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 유통단계를 축소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문구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출현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모든 자영업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경영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된 것도 그 이유다.

문구점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입을 모아 ▲학생 수 급감 ▲온라인 판매 대비 가격 경쟁력 저하 ▲학교 자체 문구 보급 등 때문에 동네 문구점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의 얘기처럼 합계출산율은 매년 발표 때마다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초등학교 학령인구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

교육통계서비스(KESS)에 따르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1999년 광주지역 초등학생 수는 12만1810명이었으나 매년 감소를 거듭하며 지난해 8만1730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과 비교하면 33%(4만80명) 감소한 수치다.

광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문구점 상인들은 대부분 업종을 바꾸거나 문구점을 내놓은 상황이다”며 “지난 2018년까지도 문구점 업주끼리 연락하던 모임에 16명이 참여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건 2명 뿐이다”고 전했다.

이어 “장사가 안되니 교육청에서는 지역 소상공인 지원책의 일환으로 학교 인근 문구점에 1~3학년 준비물을 받아 쓴 뒤 예산으로 결제하는 등 방안을 내놨지만, 이로 인해 선택되지 못한 문구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