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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최초 주민 모습으로 풀어보는 고고학 입문서 -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
이선복 지음
2024년 02월 24일(토) 12:00
‘구석기 시대동안 한반도에는 누가 살고 있었을까?’ 역사학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가질법한 궁금증이다. 선사시대 연구 권위자인 이선복 전 서울대 고고학과 교수는 신간 ‘처음 읽는 한국고고학’에서 ‘한반도 최초의 주민’으로 한국고고학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고 김원용 교수의 ‘한국 고고학 개설’ 개정 3판(1987년) 이후 40여년 만에 펴낸 한국 고고학 개설서이다.

한반도에서 구석기 유적은 두만강 하류 굴포리 유적과 동해안 서포항 패총, 공주 석장리, 연천 전곡리 등지에서 발견됐다. 4만 년 전 갑자기 등장한 후기 구석기 시대 유물을 통해 당시 고인류가 살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구석기 시대 유물이 주먹도끼, 돌도끼, 돌화살촉 등 석기류라면 신석기 시대 유물은 토기류다.

저자는 “고고학은 땅속에 묻힌 인간 활동의 증거를 연구해 과거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며 다양한 발굴유물과 사진자료를 활용해 구석기,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역사시대 순으로 상세하게 설명한다. 여수 안도 패총에서 발견된 북규슈 지방의 조몬토기와 흑요석을 통해 신석기시대에 남해안과 규슈 북부지역 사이에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안도 패총에서 발견된 같은 시대 남녀 인골에는 해양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심해 잠수를 반복할 때 발생하는 잠수병의 일종인 외이도 골종 흔적이 있었다.

신석기 시대 농경모습은 경남 고성 문암리 유적에서 수습한 토기편에 찍힌 기장 낟알 자국에서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작물이 실제 일상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제한적으로서 단지 자연에서 얻은 음식물을 보충하는데 그쳤을 것이다”면서 “주거유적에서 발견되는 생계자료의 구성을 보면,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식단에서 도토리를 포함한 견과류는 곡류 작물보다 더 중요한 탄수화물의 공급원이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한반도의 신석기문화가 이렇게 갑자기 위축되고 소멸하는 것은 동북아에서도 한반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며 “이에 (기후변화와 신석기시대의 종식사이 인과관계) 대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자세한 내용의 고기후와 고환경 자료 및 고고학 자료의 연대가 축적되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할 것이다”고 밝힌다.

저자는 전남지역에 4만 기가 남아있는 고인돌과 비파형동검, 마제석검 등 유물을 통해 청동기시대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책의 목적으로 “고등학교에서 국사교육을 받은 평균적 한국인 중에서도 고고학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해 한반도에서 사람이 살아온 모습은 대체로 이러이러했음을 알기쉽게 설명하고자 함에 있다”고 밝힌다. 독자들은 저자와 함께 아득한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장구한 한반도의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사회평론아카데미·3만5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