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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민 반대에 ‘턱’ 막힌 과속방지턱…노인 안전 ‘어쩌나’
화정아이파크 인근 서구노인복지관 앞 도로 과속방지턱 못 만드는 이유는
“고령보행자 위험” 복지관측 설치 요구에 서구청 “주민 동의 받아와라”
동의 구하러 갔다 실패…하루 500명 복지관 이용 속 사고 날까 ‘걱정’
2023년 11월 30일(목) 20:05
30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철거 및 재시공 현장 인근에 설치된 안전보행로와 횡단보도.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철거를 진행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이 철거현장 인근에 보행로를 만든 이후 자동차 과속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담당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어 고령 보행자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인근 광주시 서구노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과속방지턱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예산부족과 일부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조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 서구의 입장이다.

30일 복지관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 서구 화운로 220번길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달라고 서구 담당과에 구두로 요청했다.

하지만 서구는 “주민들의 동의부터 받아와라”는 답변을 내놨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철거·재시공 현장 인근 이면도로에서 보행자 안전 등을 이유로 불법주정차들을 정리하고 ‘안전 보행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주변에 차량이 없어져 도로가 뚫리자 오히려 차량이 더 빨리 달리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처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복지관의 설명이다.

보행로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자 오히려 차량들이 이면도로에서 제한속도인 시속 30㎞를 웃도는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노인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로식당, 노년사회화교육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기 위해 복지관을 찾는 매일 500여명의 노인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복지관의 입장을 전해들은 현대산업개발 측은 과속방지턱이라도 설치하려 했지만, 공사현장과 상관없는 도로라는 점에서 지자체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서구는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면 턱이 생기면서 지면에 충격이 가해지고 소음이 발생하므로 인근 지역 모든 상가·거주민의 동의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결국 복지관 관계자가 직접 가가호호를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과속방지턱 설치 지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주민들을 찾아가 동의를 구하러 갔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관 측은 “일부 주민이 현대산업개발 측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부정적인 대응을 하기 때문에 동의를 받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과 보상합의를 하지 않은 주민 중 일부라는 것이 복지관의 설명이다.

결국 서구는 복지관이 주민들에게 직접 동의를 받아오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복지관은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발생할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신성화 서구노인종합복지관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옆으로 차들이 쌩쌩 달릴 때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도 과속방지턱 하나 만들기도 쉽지 않으니 답답하다”며 “우선 이웃 상가 입주민들과 이야기를 잘 풀어 동의를 얻어보겠지만, 올해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 담당자는 “대안 삼아 내년 이곳 일대를 노인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광주시에 신청할 계획이다”면서 “하지만 지정 과정은 1년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은 달리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