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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풍자·서사…호남 서술시사 600년
최한선 교수 ‘호남 서술시의 사적 전개와 미학’ 펴내
2023년 11월 29일(수) 20:15
판소리는 소리와 아니리, 발림으로 구성된 민속음악이다. 판소리의 묘미는 “구구절절 꼬고 비틀며, 당겼다 튕겨서 풀어내는” 데 있다. 이를 ‘서술시적 발화’라고 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구성진 가락은 물론 희로애락이 느껴진다.

판소리를 포함해 호남 시, 특히 한시는 낭만적 서정성은 물론 방외적 저항성, 섬세한 언어미가 특징이다. 지금까지 계승, 발전돼 올 수 있었던 것은 ‘서술 시적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시작 태도 덕분이다.

호남 서술시사 600년을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

전남도립대 최한선 명예교수가 펴낸 ‘호남 서술시의 사적 전개와 미학’(보고사)은 비판시, 풍자시, 서사시 등 호남 시편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뒤틀린 현실의 개혁과 모순의 해결, 불합리한 현실의 고발과 풍자 등을 통하여 애민정신 발현과 우국의 충정 등을 토로한 시편들이 한 조류를 형성하여 부단히 계승되고 발전되면서 다양하게 실현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그동안 연구한 논문에서 그 실상을 파악한 공통점들을 정리한 것이다. 호남 시학을 면면히 타고 흐르는 시학에 자리 잡은 ‘서술시’에 초점을 맞춰 그 미학이 어디에 있는지를 규명한 것.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가사와 한시 연구로 석사와 박사를 받고 오랫동안 고전문학을 연구해온 작가의 공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책은 ‘풀이의 서술성을 찾아서’, ‘호남 사림과 최부 인맥’, ‘호남 서술시의 사적 흐름과 미학’ 등으로 구성돼 있다. 풀이적 서술시에 대한 전개와 미학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저자는 유구한 전통을 가진 시학, 남도를 지키고 이끌어온 시 창작의 힘, 그것은 “남도의 뻘밭처럼 진하고 질펀하며 도도한 적층(積層)의 힘”이라고 본다. 그것은 곧 전통이며 “전통은 곧 역사이며 힘”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최 교수는 동아인문학회 회장, 한국시가문화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 절강대학 객좌교수로 있다. ‘오늘의 가사문학’ 편집 주간을 맡아 가사의 현대화 작업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