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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체포안에 민주당 반란표…호남 민심 ‘술렁’
“제1야당 대표 꼭 구속만이 능사인가 ” 여론 비등
원내 지도부 총사퇴…비명 의원들 책임론 분출
새 원내대표 친명 우원식·김민석·남인순·홍익표 출사표
2023년 09월 24일(일) 20:21
24일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과 함께 호남 민심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에 나선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에 대한 비판과 책임론이 분출하면서도 당심에 올라탄 친명(친이재명)계의 ‘배신자 처단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호남에서는 제1야당 대표에 대해 반드시 구속만이 능사인가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의 권력 지형은 급격히 친명계로 기울고 있다. 우선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와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박 원내대표 등은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해 막판까지 비명계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당 내외의 사퇴 압박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사퇴 의사를 표명했던 친명계의 조정식 사무총장 및 고위 당직자들은 이재명 대표가 사의를 반려했다. 또 26일 선출할 신임 원내대표에는 중진인 4선의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 등 4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민주당 지도부가 모두 친명계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당 내외에서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두고 비명계 의원들을 지목하며 원색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명백한 해당행위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징계를 예고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동지 등에 칼을 꽂은 격”이라고 했으며, 서영교 최고위원은 “검찰 독재 윤석열 정권 의도에 우리당 의원들이 올라탔다”고 비명계를 직격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 강성 지지자 진영에선 팬카페 등을 통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을 공유하고 문자 폭탄을 가하며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여기에 10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 표를 던졌다며 인증 릴레이를 나서 총선을 앞두고 ‘팬덤 정치’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전남지역 대다수의 의원들도 이 같은 대세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비명계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이어지자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일부 초선 의원들은 저녁 모임을 갖고 친명계의 공세가 과도하다며 상당한 반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이 체포동의안에 부결표를 던진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야당 탄압을 막기 위해서지 이재명 체제 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도한 비명계 의원들은 일단 당원들의 반발에 숨을 죽이고 있다. 비명계라는 점에서 격렬한 후폭풍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가결표를 던진 것은 영장실질심사를 통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해소만이 내년 총선 등 민주당의 미래를 담보할 방법이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6일 이뤄질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민주당의 내전 양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당내의 극심한 내분이 더해지면서 자칫 분당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 몸을 낮추고 있는 비명계는 지도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 전환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대 정당 사상 분당을 했을 경우, 거의 대부분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당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주류 친명계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앞세우며 ‘옥중공천’ 등을 토대로 이 대표 결사옹위 태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도 비명계에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고 맹공을 가하면서 민주당의 내분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반면, 영장이 기각되면 이 대표는 현 지도 체제를 공고히 하며 내분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불구속 기소가 되더라도 사법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통합에 방점을 찍고 비명계를 끌어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명계가 예고한 대로 비명계 ‘찍어내기’가 가시화된다면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심장이자 과거 국민의당 바람을 통해 민주당 심판에도 나섰던 호남 민심은 민주당과 진보 진영 재편에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