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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대전은 되고, 광주는 왜 안되나 - 김민석 경제부 기자
2023년 09월 18일(월) 21:00
최근 광주신세계 확장과 어등산 개발이 답보상태를 보이는 상황이 안타깝다. 당장 제조업을 유치해 공장을 돌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유명 대학병원을 유치해 의료산업을 대폭 확장하기 어렵다면 대형 유통업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대통령의 공약까지 더해지면서 기대를 부풀렸지만 현실은 지난 2015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밟아온 광주신세계 확장 사업이 민원에 발목 잡혔고, 신세계그룹 내부에서 광주시의 불안정한 투자 행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광주에 특급호텔을 건립하려 했지만 민원과 정치권에 발목 잡혀 결국 대전으로 투자 방향을 돌렸고, 광주에 투자될 5596억원은 대전으로 고스란히 투자됐다. 대전신세계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4200여 명으로, 대전·세종·충남지역 고용 창출의 핵심 사업장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랜드마크 격인 대전신세계 ‘아트&사이언스’가 들어서 전국의 관광명소로 떠올랐고, 방문객 또한 60%이상이 타 지역민들이다. 사실상 대전의 대표적인 관광 인프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만약, 2015년에 광주에 신세계의 투자를 유치했다면, 8년이 지난 지금 광주의 고용시장과 관광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광주와 도시 규모가 비슷한 대전은 대전신세계 이외에도 창고형 쇼핑몰 코스트코, 전남에서 한 차례 좌절된 바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프리미엄 아울렛을 속속 유치했다. 물론 반발이 없었던건 아니다. 그러나 대전시가 적극 나서 이해 당사자들과 합의점을 찾았고,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 고금리와 원재자값 상승, 비대면 유통구조가 주류를 이루며 ‘유통 공룡’들이 오프라인 점포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게는 수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기업을 광주시가 민원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이번에도 지난 2015년처럼 민원에 발목잡혀 광주신세계의 확장과 어등산 관광단지가 좌초된다면 앞으로 어떤 기업이 광주에 투자할 수 있을까 의문시된다.

다행히 이날 민원을 제기했던 금호월드측에서 광주신세계에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반대했던 도로 폐지를 전제로 협상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해 당사자들인 신세계와 금호월드 측이 이제 도로 폐지를 전제로 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공동심의위원회가 꾸려져 그동안 지체된 행정절차가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더 이상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경기·인천으로 떠나지 않아야 하고, 쇼핑을 하려고 시민들이 서울과 부산, 대전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 수조원의 투자금을 또 다시 다른 지역에 뺏겨서도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시의 적극적인 행정과 이해 당사자들 간 상생을 위한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