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첫 타석 첫 홈런’ KIA 오선우·롯데 이정훈의 특별했던 재회
2군에서 함께 칼을 갈았던 옛 동료
오선우 “눈물 글썽이다 세수하고 왔다”
이정훈 “롯데 첫 타석 홈런 나를 보는 듯”
오선우 “눈물 글썽이다 세수하고 왔다”
이정훈 “롯데 첫 타석 홈런 나를 보는 듯”
![]() KIA 오선우. |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KIA 오선우와 롯데 이정훈이 반갑게 재회했다.
13·14일 KIA와 롯데의 잔여경기가 챔피언스필드에서 잡히면서 ‘옛 동료’ 오선우와 이정훈이 1군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사연 많은 두 선수의 특별한 2023시즌이다.
오선우는 지난 2일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앞서 8월 23일 1군에 등록됐던 오선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대수비로만 투입됐다가 이날 9회 무사 1·2루에서 시즌 첫 타석에 섰다. 2021년 6월 29일 NC전 이후 2년 여 만에 맞은 기회이기도 했던 순간 오선우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서 담장을 넘겼다.
2년의 기다림 끝에 만든 극적인 홈런에 오선우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선우는 “타구를 안 보고 뛰었다. 뛰다가 보니 공이 넘어갔다. 하이파이브 할 때까지는 좋았다. 감독님께 인사 드리고 헬멧 벗고 혼자만의 시간이 됐을 때 울컥했다. 글썽거리다가 세수하고 왔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오선우의 눈물이었다.
오선우는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2년의 시간이 생각났다. 서럽고, 힘들었던 것도 있고, 분노도 있었을 것이고 악도 있었을 것이다. 한번 나갔는데 결과가 나온 거니까, 안타도 아니고 홈런이라서 울었던 거서 같다. 그냥 울음이 나왔다”며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야구하면서 처음 운 것 같다”고 웃었다.
강렬한 홈런 이후 오선우는 10일 LG전까지 9타석을 더 얻었다. 안타는 1개, 삼진은 6개를 기록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12일 삼성전에서 오선우는 다시 한번 파워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서 오선우는 8-9로 뒤진 8회초 타석에 섰다. 대수비로 들어갔다가 맞은 첫 번째 타석. 오선우는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끌고 갔다. 3개의 홈런을 주고 받은 공방전 끝에 경기가 KIA의 9-10패로 끝났지만, 오선우는 만루홈런 두 방을 맞으면서 일방적인 흐름으로 갈 수 있던 경기에서 동점까지 만든 주인공이 됐다.
오선우는 “결과를 생각하니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안 좋은 공에도 나가게 되고 불리하게 되고 쫓기게 됐다. 나는 백업 역할이니까 팀이 이기는 데 주력하면서 기회가 오면 준비한 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며 “두 번째 홈런 상황에서는 준비한 대로 하려고 했다. 신기하다. 하려고 하면 안 되고, 그냥 해보자 하면 결과가 나온다”고 야구를 이야기했다.
타격에 비해 수비가 아쉬움으로 꼽혔던 오선우는 외야수에서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퓨처스리그에서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노력의 결과 자신감을 얻었다.
오선우는 “정말 수비 준비를 많이 했다. 그래서 수비 나가는 게 부담 없다.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을 감동 시켰던 오선우의 시즌 첫 홈런. 이정훈에게도 기쁜 장면이 됐다. 포수 이정훈은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역시 타격이 강점으로 꼽혔지만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이정훈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IA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1군 6경기 출장에 그쳤던 이정훈은 올 시즌 39경기에 나와 0.349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정훈의 첫 출발도 강렬했다. 이정훈은 7월 12일 NC 원정경기에서 9회초 롯데 선수로 첫 타석에 섰다. 그리고 이정훈은 이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을 신고하면서 이정훈은 새 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훈은 “선우랑 통화 자주했었다. KIA 있을 때도 선우가 많이 물어봤다. 좋아지고 있었다. 한번은 기회가 온다고 그때 후회 없이 하고 내려가라고 했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전화했더니 울었다고 했다. ‘잘했다.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줬다”고 웃었다.
누구보다 오선우의 마음을 잘 아는 홈런이었기 때문에 함께 기뻐한 이정훈.
그는 “조급함이 없어졌다. 원래는 못 치면 내려갈 것이라는 걱정 많았는데 그 걸 떨쳐냈다. 편하게 하고 내려가자고 생각하게 되면서 편하게 즐기면서 하게 됐다”며 “다른 팀에 갔는데도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KIA팬들에게 감사하다. 죄송한 부분도 많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는 이번 만남에서 그라운드 맞대결은 하지 못했다. 13일 경기가 6회말 강우콜드로 끝나면서 벤치에서 대기했던 두 선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고, 두 팀의 올 시즌 최종전이 예정됐던 14일 경기는 비로 취소 됐다.
남은 가을 두 선수가 파워로 어필하면서 최종전에서 선의의 맞대결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13·14일 KIA와 롯데의 잔여경기가 챔피언스필드에서 잡히면서 ‘옛 동료’ 오선우와 이정훈이 1군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사연 많은 두 선수의 특별한 2023시즌이다.
오선우는 지난 2일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2년의 기다림 끝에 만든 극적인 홈런에 오선우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선우는 “타구를 안 보고 뛰었다. 뛰다가 보니 공이 넘어갔다. 하이파이브 할 때까지는 좋았다. 감독님께 인사 드리고 헬멧 벗고 혼자만의 시간이 됐을 때 울컥했다. 글썽거리다가 세수하고 왔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오선우는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2년의 시간이 생각났다. 서럽고, 힘들었던 것도 있고, 분노도 있었을 것이고 악도 있었을 것이다. 한번 나갔는데 결과가 나온 거니까, 안타도 아니고 홈런이라서 울었던 거서 같다. 그냥 울음이 나왔다”며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야구하면서 처음 운 것 같다”고 웃었다.
강렬한 홈런 이후 오선우는 10일 LG전까지 9타석을 더 얻었다. 안타는 1개, 삼진은 6개를 기록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12일 삼성전에서 오선우는 다시 한번 파워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서 오선우는 8-9로 뒤진 8회초 타석에 섰다. 대수비로 들어갔다가 맞은 첫 번째 타석. 오선우는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끌고 갔다. 3개의 홈런을 주고 받은 공방전 끝에 경기가 KIA의 9-10패로 끝났지만, 오선우는 만루홈런 두 방을 맞으면서 일방적인 흐름으로 갈 수 있던 경기에서 동점까지 만든 주인공이 됐다.
오선우는 “결과를 생각하니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안 좋은 공에도 나가게 되고 불리하게 되고 쫓기게 됐다. 나는 백업 역할이니까 팀이 이기는 데 주력하면서 기회가 오면 준비한 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며 “두 번째 홈런 상황에서는 준비한 대로 하려고 했다. 신기하다. 하려고 하면 안 되고, 그냥 해보자 하면 결과가 나온다”고 야구를 이야기했다.
타격에 비해 수비가 아쉬움으로 꼽혔던 오선우는 외야수에서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퓨처스리그에서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노력의 결과 자신감을 얻었다.
오선우는 “정말 수비 준비를 많이 했다. 그래서 수비 나가는 게 부담 없다.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을 감동 시켰던 오선우의 시즌 첫 홈런. 이정훈에게도 기쁜 장면이 됐다. 포수 이정훈은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역시 타격이 강점으로 꼽혔지만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이정훈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IA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1군 6경기 출장에 그쳤던 이정훈은 올 시즌 39경기에 나와 0.349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정훈의 첫 출발도 강렬했다. 이정훈은 7월 12일 NC 원정경기에서 9회초 롯데 선수로 첫 타석에 섰다. 그리고 이정훈은 이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을 신고하면서 이정훈은 새 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훈은 “선우랑 통화 자주했었다. KIA 있을 때도 선우가 많이 물어봤다. 좋아지고 있었다. 한번은 기회가 온다고 그때 후회 없이 하고 내려가라고 했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전화했더니 울었다고 했다. ‘잘했다.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줬다”고 웃었다.
누구보다 오선우의 마음을 잘 아는 홈런이었기 때문에 함께 기뻐한 이정훈.
그는 “조급함이 없어졌다. 원래는 못 치면 내려갈 것이라는 걱정 많았는데 그 걸 떨쳐냈다. 편하게 하고 내려가자고 생각하게 되면서 편하게 즐기면서 하게 됐다”며 “다른 팀에 갔는데도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KIA팬들에게 감사하다. 죄송한 부분도 많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는 이번 만남에서 그라운드 맞대결은 하지 못했다. 13일 경기가 6회말 강우콜드로 끝나면서 벤치에서 대기했던 두 선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고, 두 팀의 올 시즌 최종전이 예정됐던 14일 경기는 비로 취소 됐다.
남은 가을 두 선수가 파워로 어필하면서 최종전에서 선의의 맞대결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