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살린 ART 투어리즘 선진현장을 가다 <3>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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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살린 ART 투어리즘 선진현장을 가다 <3>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 영화의 도시서 미술의 도시로 문화지형을 풍성하게 하다
시립미술관, 아시아미술 연구위해
소장품 10% 亞 작가 작품 구입
지난해 746억 매출·관람객 10만명
‘아트부산’ 국내 최대 아트페어로
봄·가을시즌 ‘해운대 갤러리투어’
부산 상징 ‘아트관광’ 메인상품
2023년 09월 13일(수) 19:30
부산시 사하구 을숙도에 자리하고 있는 부산현대미술관전경. 벽면녹화의 세계적인 거장인 패트릭 블랑이 175종의 식물을 심어 수직정원으로 조성한 외벽이 인상적이다.
지난달 초, 부산시립미술관에 들어서자 금발의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광주지역 미술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어서 신기했다. 그런데 인상적인 건 미술관의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외국어 가이드북과 부산시 홍보물이었다. 중국, 영어, 일어로 제작된 책자에는 미술관의 개요에서부터 주요 전시 일정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특히 흥미로운 자료는 다름 아닌 영문 타블로이드 신문인 ‘Busan is Good’(부산도시브랜드)이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나선 부산시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부산을 알리기 위해서 미술관을 비롯해 관광안내소와 공공장소 등에 비치한 것이다. 3개국어로 제작된 홍보물에는 주요 시정과 문화행사 등이 소개돼 외지 관광객들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1층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실험정신과 독창적인 작품들로 꾸며진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3’전이 관람객을 맞았다. ‘슬픈 나의 젊은 날’을 주제로 열린 전시는 김덕희, 오민욱, 조정환 등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진 작가 3명의 회화, 미디어, 설치, 영상 등 작품 70여 점이 선보였다. 지난 1999년 3월 처음 전시를 시작한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은 부산시립미술관의 대표적인 정례전으로 20여 년 동안 70명의 작가가 이 전시를 통해 역량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올 여름 부산시립미술관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은 건 의욕적으로 기획한 ‘Zero-Point’(영점)이다. ‘시작점’ 또는 ‘기준점’을 뜻하는 영점은 1998년 개관 이후 25년간 수집한 컬렉션 2984점 가운데 한국과 부산 근현대미술사의 주요 맥락에서 연대기적 가치가 있는 작품과 아시아 미술 등 150점을 추려 내놓은 전시다.

이를 위해 근대기 부산의 작가들, 격동의 역사와 현실의 반영, 구상에서 추상으로, 확장된 미술의 경계, 정신으로서의 평면, 새로운 형상을 향하여, 다양성의 시대, 아시아를 품다 등 8개 장으로 나눠 꾸몄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여서 인지 시민 뿐만 아니라 부산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기획전의 마지막 장 ‘아시아를 품다’섹션이었다. 지역을 넘어 아시아의 미술허브로 지향하는 부산시는 그동안 미술관 소장품 중 10%를 아시아미술 작품들을 구입해오고 있다. 다른 국공립미술관의 소장 비율이 통상 3%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규모다. 부산미술 정립과 더불어 해양성, 개방성에 기반한 부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과 개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타작가인 중국의 위에민준, 장샤오강, 일본 작가 세키네 노부오 등의 작품은 관람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부산시립미술관 옆에 자리하고 있는 이우환공간.
영화의 도시로 잘 알려진 부산은 이제 미술의 도시로 변신중이다. 매년 두차례 개최되는 아트페어는 국내외 컬렉터들을 불러 들이는 국내 최대의 미술시장으로 자리잡았다. 갤러리들이 몰려있는 해운대 달맞이 언덕과 부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이우환공간, 복합문화공간 F1963 등 색깔있는 미술공간들은 도시의 문화지형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과 함께 부산현대미술관 역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관광지다. 지난 2018년 부산발전연구원이 SNS 빅데이터를 분석해 뽑은 설문조사에서 부산을 빛낸 히트상품 중 1위에 오를 만큼 시민들과 관광객들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곳이다. ‘2018 부산비엔날레’의 전시장으로 첫선을 보인 부산현대미술관은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2만9900㎡ 부지, 연면적 1만5312㎡ 규모로 건립됐다. 벽면녹화의 세계적인 거장인 패트릭 블랑이 175종의 식물을 심어 수직정원으로 조성한 미술관 외벽은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미술의 도시’ 부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 바로 아트페어다. 올해 5월 개막한 ‘제12회 아트부산’에는 22개국 146개 갤러리가 참가하는 등 국내 아트페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아트페어의 성패를 나타내는 판매액의 경우 지난해 746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관람객 10만 2000명)을 기록했다.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정원에 설치된 이웅열·곽이브 작가의 ‘Re:새·새·정글’.
아트부산 조직위는 아트페어 방문객들이 부산의 관광자원과 함께 아트페어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역의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 로컬 F&B를 경험할 수 있는 아트위크 프로그램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갤러리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 탄생한 해운대 갤러리투어도 부산을 상징하는 아트관광의 메인상품이다. 봄, 가을 시즌 한달에 두번(격주 토요일) 진행되는 갤러리 투어는 울산, 창원 등 외지에서도 일부러 찾아 올 정도다. 매회 미술평론가나 작가들이 해설사 겸 가이드를 맡아 각 갤러리의 전시회를 소개하고 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강좌도 함께 운영한다.

2016 부산비엔날레를 통해 새롭게 거듭난 ‘F1963’도 시민들의 문화사랑방이자 여행객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63년부터 45년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는 공장이었던 이 곳은 부산비엔날레의 전시장으로 변신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후 상설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후 국제갤러리, YES 24서점, 석촌홀, 식물원과 대나무 숲으로 꾸민 아트라이브러리 등이 들어섰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2018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부산감천마을, 휴양과 문화를 접목시킨 기장군 힐튼호텔의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 영화 ‘변호인’ 촬영지인 영도구 흰여울 마을, 보수동 책방골목 등도 여행객들을 사로잡는 핫플레이스들이다. 특히 20~30대층의 개별여행이 관광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들 명소들은 자연과 문화, 힐링의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 기자 jh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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