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광주 희생영령 기리는 ‘국악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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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광주 희생영령 기리는 ‘국악 레퀴엠’
박승희 상임지휘자 취임연주회
25일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
2023년 07월 06일(목) 20:00
박승희 상임지휘자가 25일 취임연주회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을 앞두고 리허설 무대에서 지휘하고 있다.
“남도민속이라는 브랜드에 부합하는 광주의 비전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광주는 남도민속 브랜드를 토대로 나름 역할을 잘 수행해 왔지만, 앞으로의 30년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광주만의 진취적인 비전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번 연주회의 주제처럼 ‘평화’가 아닐까 생각해요. 광주시민들의 과거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음악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국악관현악단을 이끌어 갈 계획입니다.”

신임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박승희 상임지휘자의 취임연주회를 앞두고 기자 간담회가 6일 오전 광주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열렸다. 취임연주회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간담회에는 윤영문 예술의전당장을 비롯해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박승희 상임지휘자, 무대디자인을 맡은 최진규 예술감독, 예술의전당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박승희 지휘자는 “10여 년 전부터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회를 관심있게 지켜봐왔다”며 “언젠가 고향 광주에 돌아와 단원들과 함께 한다면 어떤 작품을 통해 음악적으로 기여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광주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 국악학과(피리전공)를 졸업한 박 지휘자는 그동안 공주시 충남연정국악단 예술감독,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 창작악단 단원 및 수석단원 등을 거쳤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이며, 현재는 대한민국 국·공립국악지휘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취임연주회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은 총 6개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현악합주곡 ‘광야의 아리랑’, 첼로 연주가 돋보이는 ‘희문’과 백제이야기를 녹인 ‘역동의 강’, 민요를 재해석한 ‘아리랑 랩소디’, 해금의 격정을 담은 ‘추상’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그 중 백미는 단연 마지막 무대 ‘진혼’.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는 진도씻김굿, 가톨릭 미사의 합창 외에도 전통 악기까지 아우르며 대규모로 기획됐다. 160여 명의 합창단원이 무대에 올라 광주의 민주·평화정신을 기리고 희생영령을 추모하는 일종의 ‘국악 레퀴엠’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벨칸토 창법, 동방의 씻김굿, 서구의 레퀴엠, 미디어 시각작업 등을 다채롭게 연결해 관객들에게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취임연주회에서 이러한 구성이 ‘민주와 평화’ 정신을 조화롭게 잘 담아낼 지 관심을 끈다.

박 지휘자는 “딕션에도 주제의식을 담을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멜로디 자체에 민주평화정신을 응축하고자 했다”며 “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리’라는 가사를 한국어로 전달하는데 이는 민주평화 정신이라는 공연의 의도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름답게 노래한다’는 의미의 벨칸토도 시대마다 여러 의미를 담는다”며 “장엄한 진혼곡에 광주의 평화정신이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임연주회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를 위한 리허설도 이어졌다. 박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펼쳐진 ‘진혼’의 연주는 엄숙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악기에 담긴 섬세한 크레센도는 곡의 분위기를 웅장하게 만들었다. 특히 지휘자가 직접 합창단을 대신해 노래하는 장면은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한편 윤영문 전당장은 “이번 연주회는 지난 4월 17일 선임된 박승희 지휘자의 취임 후 첫 무대다. 수준 높은 무대가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도 시민들이 좋아하는 공연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당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세 이상 관람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또는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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