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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새 아파트 ‘30평대 8억’ 말이 되나요?
평당 1818만원…1년 새 21.2%↑ 올라
고분양가에 ‘내 집 마련’ 막막
청약 실수요 무주택자들 좌절
분양가 상승세 이어질까 우려도
2023년 06월 15일(목) 19:20
최근 ‘평당 3000만원’으로 분양에 나섰던 ‘상무센트럴 자이’ 투시도
“7~8억원이 말이 되나요? 요즘 광주에서 아파트 분양만 했다고 하면 30평대가 8억원에 달하네요. 여기가 서울도 아니고 해도 너무합니다.”

광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여·29)씨는 최근 청약을 넣으려다가 분양가를 보고 좌절했다고 한다. 눈여겨 봐왔던 ‘교대역 모아엘가 그랑데’가 분양에 나서자 청약을 넣기로 마음 먹었지만, 전용 84㎡(32평) 분양가가 6억8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 선이었다. 확장과 옵션 등을 포함하면 7억5000만원 정도란 얘기다.

김씨는 “4년 전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 규모 아파트 분양가가 4억원 초반이었다”며 “그때도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기본 7억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 자체가 이렇게 높으면 내 집은 언제 마련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결혼했다는 안모(35)씨도 높은 분양가에 집을 살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얼마 전 ‘평당 3000만원’이었던 ‘상무센트럴자이’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분양에 성공하면서 상실감도 커졌다고 토로했다.

안씨는 “3~4년 전만 해도 청약은 신혼부부 같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는 중요 수단이었다”며 “지금은 25평대 아파트가 5억원을 넘어서는 등 도저히 새 집을 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광주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 단지들의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청약 실수요자들이 좌절하고 있다. 여기에 여전히 높은 금리로 부담이 가중되면서 ‘청약=로또’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등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48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7만5000원에 비해 11.77%(51만5000원) 올랐다.

반면 광주의 평균 분양가격은 지난해 ㎡당 454만3000원에서 올해 550만8000원으로 무려 21.24%(96만5000원)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당(3.3㎡) 분양가로 계산하면 1499만1900원에서 1817만6400원으로 1년 사이 318만4500원이 오른 셈이다.

특히 광주의 분양가는 5대 광역시와 세종시를 포함해 6개 도시 중 부산(㎡당 608만90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비교해서는 서울(941만4000원), 제주(719만4000원), 부산, 경기(580만7000원)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광주의 분양가가 경기도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최근 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거둠에 따라 향후 광주지역 청약시장에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평당 3000만원’으로 분양에 나섰던 상무센트럴자이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평당 2200만원’ 수준인 ‘교대역 모아엘가 그랑데’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2.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높은 분양가로 청약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음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앞으로 분양에 나설 아파트들이 고분양가 정책을 펴나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광주의 한 시행사 관계자는 “최악의 분양경기로 분양 시기를 조율해오던 광주지역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두 아파트의 분양 결과를 예의주시해왔던 게 사실이다”며 “고분양가에도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시행·분양사들도 분양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