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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종교 너머 도시 김수완 지음
찬란하고 유구한 중동·이슬람 도시문화로 초대합니다
2023년 05월 26일(금) 13:00
예루살렘, 두바이, 카이로, 다마쿠스, 바그다드, 이스탄불, 이스파한….

이들 도시들의 공통점은 중동에 자리한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고 주요 종교들이 탄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중동, 이슬람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점은 대체적으로 파편적이다. 메소포타미아문명, 이집트문명이 발원하고 유럽 르네상스에 영향을 미친 이슬람문명의 토대임에도 그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다.

아마도 갈등과 충돌이라는 ‘프레임’에서 기인한 면이 크다. 중동 지역과 이슬람을 서구 세계의 대척점으로 묘사해온 관행 또는 편견이 낳은 결과다.

인류는 문명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왔고 그 중심에는 도시가 있었다. 정치를 비롯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는 도시라는 토대 위에서 발전했다.

많은 이들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도시를 꼽는 것은 그런 이유다. “물리적인 환경이나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구성된 공간이 아니라 인생 주기가 있는 유기체처럼”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중동과 이슬람지역의 도시의 역사와 문화, 종교 등의 렌즈로 들여다본 ‘종교 너머 도시’는 15개 도시들의 문명사를 담고 있다. 저자는 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중동이슬람전략 교수다. 한국이슬람학회 부회장이자 한국중동학회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랍 사회 문화 코드의 이해’ 등의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도시라는 프레임을 넘어 중동·이슬람 지역의 역사, 문화, 종교, 문학,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탐구를 시도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차곡차곡 기록되고 쌓인 중동·이슬람 도시 문화는 어떤 경우에 불완전한 파편과 흔적으로 남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삶과 행태 그리고 가치관과 사고에 영향을 주며 태어나고 성장하고 쇠퇴하는 과정을 통해 진화해왔다.”

책은 크게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종교적 공간으로서의 이슬람과 이슬람이 만든 도시라는 축이 그것이다.

중동은 문화와 역사와 종교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사진은 예루살렘의 황금 돔 사원. <쏠탄스북 제공>
먼저 역사와 만나는 도시에서는 세 개의 도시를 만난다. 비단과 향료가 닿는 곳인 다마스쿠스는 현존하는 도시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도시로 평가받는 곳이다. 이곳은 “메카, 메디나, 예루살렘과 함께 이슬람 문화의 4대 도시 중 하나이자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대상 무역로”였으며 한편으로는 “사도 바울이 기독교인을 탄압하던 시절 예수의 음성을 듣고 기독교로 개종한” 배경이 됐다.

카이로는 지중해 지역의 중심지이며 ‘아랍문화의 최전선’에 해당한다. 아랍어로 ‘승리자’를 뜻하는 카이로는 나일강 삼감주의 아래와 사막이 만나는 지점이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요람이자 초기 기독교 문명의 모판으로, 또한 이슬람 문명이 확장하는 전초기지”라고 본다.

예루살렘은 ‘하나의 신이 사는 집, 두 민족의 수도, 세 종교의 사원’으로 표현된다. 성경학자 스티븐 빈츠는 책 ‘예루살렘, 거룩한 도성’에서 수메르어로 ‘예루’는 ‘토대’, ‘거주’, ‘지역’이라고 설명한다. 고대 가나안 신앙에 근거하면 ‘살렘’은 ‘평화’라는 의미로 수렴된다.

동서양을 떠나 종교와 사상에는 지혜가 깃들어 있었다. 특히 이슬람 문명은 중세에 이르러 문학과 예술, 종교를 매개로 놀라운 꽃을 피웠다. 바그다드를 일컬어 ‘천일야화’의 고장이라 부르는 것은 이슬람문화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야기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 있는 액자 형식의 전형이 바로 ‘천일야화’다.

인류문명의 거대한 박물관을 꼽으라면 이스탄불을 빼놓을 수 없다.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은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 이슬람과 기독교 등이 만나 어우러진 곳, 신화와 종교, 사상과 예술이 융합되어 전파된 곳”이다.

이밖에 책에는 이란이 품은 오하시스 이스파한을 비롯해 사막 위에 펼쳐진 스마트 시티 두바이, 혁신과 가능성으로 여는 미래의 도시 네옴시티 등이 소개돼 있다. <쏠탄스북·3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