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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가봐야할 5·18 사적지] 전일빌딩245 총탄 흔적 생생 … 5·18 자유공원서 아픔 체험
민주묘지, 2002년 국립 승격
1·2묘역 영령 묘 920기 모셔
전일빌딩245, 시민공간 부활
헬기 모형 전시·가짜뉴스 코너 등
5·18자유공원, 당시 시민군 재판소
헌병대 내무반·취조실 등 재현
2023년 05월 17일(수) 20:05
전일빌딩 9층과 10층 사이를 허물어 조성한 전시공간인 ‘19800518’에 헬기 축소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일본 극우세력의 위안부 왜곡, 5·18 북한군 침투설 등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망언들은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아픈 역사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꼭 둘러봐야 할 역사적 장소 5곳을 소개하고 국군광주병원, 남동성당, 주남마을 양민학살지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5·18사적지 29곳을 기록해 본다.

◇국립5·18민주묘지·구묘지=이곳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5·18 희생자 묘역을 민주성지로 가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광주시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94년 공사를 시작해 1997년 5월 16일 5·18묘역이 완공됐다. 이후 2002년 국립묘지로 승격되고 2006년 국립5·18민주묘지로 개칭됐다.

제1묘역과 제2묘역에는 현재 5·18영령의 묘 920여기가 있다. 민주의 문을 지나면 민주광장, 참배광장, 5·18민중항쟁추모탑이 눈앞에 펼쳐진다. 국립5·18민주묘지의 상징이기도 한 추모탑은 40m 높이의 두 개의 탑신과 탑신의 중앙부분의 난형환조를 감싸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난형환조는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혼령이 새생명으로 부활하는 소망을 담았다.

민주광장 왼쪽은 5·18 추모관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전시실, 영상실, 자료실을 갖추고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민주영령들을 추모하고 후손들에게 그 뜻을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해 건립됐다.

5·18 구묘지(사적 24호)는 5·18 당시 산화한 영령들이 묻현던 곳으로 ‘망월동묘지’라고 불려왔다. 시민군을 제압한 계엄군이 129구의 시신을 덤프트럭에 마구 실어 급하게 이곳에 매장했다. 신묘역이 조성되면서 희생자들은 이장했지만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봉분은 그대로 남아 있다. (광주시 북구 민주로 200)

◇전일빌딩 245= 전일빌딩(사적 28호)은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발포 총탄흔적이 발견된 역사적인 장소다. 한때 헐릴 뻔했던 위기를 딛고 4년여에 걸친 리모델링 공사 후 2020년 4월 시민공간 ‘전일빌딩 245’로 부활했다.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 곳곳에서 5·18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다. 5·18 기념공간인 10층은 80년 헬기 총격의 실제 흔적을 직접 보면서 왜곡된 5·18의 진실을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 프롤로그로 시작해 증거, 목격, 왜곡, 기록, 진실을 거쳐 에필로그에 이르는 옴니버스 식으로 전시스토리를 구성했다. 공간의 시작점은 정영창 작가의 ‘검은 하늘 그날:전일빌딩’과 이혜경 작가의 ‘245개의 탄흔’으로 시작된다. 작품을 통해 발사된 탄환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묻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6~17년 조사를 통해 찾아낸 헬기사격의 결정적 증거인 총탄 흔적도 직접 볼 수 있다. 2017년 당시 245개가 발견됐고 2019년 내부에서 25개가 추가 발견됐다. ‘왜곡’ 코너에서는 진실의 문을 통해 5·18에 대한 가짜 뉴스의 허구를 깨닫고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9층과 10층을 튼 벽면에는 큼지막한 ‘19800518’ 숫자가 부착돼 있고 그 앞으로 M60 기관총을 장착한 UH-1 모형헬기가 공중에 매달려있다. 바로 옆에 마련된 ‘전일빌딩 헬기사격 VR’을 통해 전일빌딩을 향해 총탄을 난사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가상현실로 경험할 수 있다. (광주시 동구 금남로길 245)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민주화운동의 격전지였던 금남로(사적 4호)에 들어선 5·18민주화운동기록관. 2013년까지 가톨릭센터로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사용해 오다가 이후 인류의 유산인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 영구보존하고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해 2015년 5월 기록관을 설립했다.

윤공희 대주교와 사제들은 신군부의 야만적인 진압과 학살을 목격한 이곳에서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과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현재 기록관에는 ‘항쟁’, ‘기록’, ‘유산’, ‘진실의 눈’이라는 테마별 전시실을 두고 투사회보 등 각종 기록물과 작전일지 등 원천 자료 뿐 아니라 시민들의 기록과 증언, 정부 기관과 군사법정의 자료, 언론인들의 취재수첩, 피해자 병원 진료기록 등 4200여권 86만쪽, 3700여 컷에 해당하는 사진 필름 등 등재기록물이 전시 보존돼 있다. (광주시 동구 금남로 221)

◇5·18자유공원=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5·18자유공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에 의해 끌려와 고문을 당하고 군사재판을 받았던 곳이다. 1984년 상무대 지역을 신도심으로 개발하면서 역사 현장인 법정·영창이 방치되자 1999년 기존 건물(상무대 옛터·사적 17호)을 철거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자재들을 활용해 본래 위치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원형으로 복원, 재현했다.

헌병대 중대 내무반으로 향하는 길 바닥에 표지석 하나가 눈에 띈다. 담양에 주둔한 공수11여단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탄생시켰던 공로를 인정받아 전두환 부대 방문을 기념으로 세웠던 것이다. 이후 광주항쟁 시민군들이 철거한 다음 전두환을 응징하고 경멸하는 의미로 짓밟고 다닐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6월 이곳 바닥에 묻어두었다.

합동수사반의 심문실과 고문실로 사용됐던 헌병대 중대 내무반, 시민들을 진압봉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하며 조사를 진행했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취조실로 사용한 헌병대 식당 등을 재현해 놓고 학생들의 교육현장을 사용중이다.

구속자들이 군사재판을 받았던 법정은 5·18 군사재판을 위해 1980년 8월 급하게 지었다. 진상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정에 총으로 무장한 헌병까지 입장시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비공개로 약식재판을 진행했다. 5·18 자유공원 법정·영창 시설 견학은 연중 실시된다. (광주시 서구 상무평화로 13)

◇5·18기념문화관·공원= 5·18기념문화센터가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후세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1년 4월 설립됐다.

기념공원은 ‘아! 광주여 영원한 빛이어라’를 주제로 지상 현황조각과 지하 추모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현황조각은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빛으로 형상화 한 조각들이다. 관부조 아래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가면 지하 추모공간이 나온다. 양 옆으로 꺼지지 않는 횃불이 영령들을 지키고 공간 한가운데에는 쓰러진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인물상을 통해 영원한 사랑을 구원함을 표현했다. 검은 벽면에는 그날의 현장과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부조와 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관련자들의 명단을 새겨 기념하고 있다.

기념문화관은 민주홀과 대동홀, 리셉션홀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관 1층에 마련된 ‘오월기억저장소’는 5·18기념재단이 지난 2020년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장자회, 시민들과 함께 만든 역사공간이다. ‘오월, 광주에서 보내는 안부’, ‘5·18언론상’, ‘내 인생의 오일팔’ 등의 코너를 통해 80년 5월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하고 계승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광주시 서구 내방로 152)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