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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산 신양파크호텔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2023년 02월 02일(목) 00:05
광주시가 2년여 전 수백억 원의 시민 세금으로 사들인 옛 신앙파크호텔의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여태껏 방치하고 있다. 광주시가 신양파크호텔을 매입한 시점은 민선 7기 때인 2020년 10월이다. 폐업한 호텔 부지에 민간 사업자가 호화 주택단지 건립을 추진하자 무등산 난개발 방지 차원에서 혈세 369억 원을 들여 사들였다.

무등산 장원봉 자락에 자리한 신양파크호텔은 1980~90년대 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숲속의 호텔’이란 이름에 걸맞게 광주를 방문하는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단골 투숙처였고 광주시민들에겐 결혼 및 연회 장소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시설이 낡고 도심권에 5성급 호텔과 호화 웨딩컨벤션이 등장하면서 쇠락을 길을 걷게 됐다.

민선 7기 광주시는 신양파크호텔이 국립공원 무등산을 상징하는 시설인 점을 감안해 거액의 혈세를 들여 매입했다. 일명 ‘무등산 공유화 사업’의 일환인데 광주시는 민·관·정 협의회를 구성해 16차례 본회의를 열고 공유화 3대 원칙까지 마련했다. 골자는 시민 중심의 무등산 공유화 거점 조성을 위해 ‘생태 시민 호텔’로 만드는 것이었다.

한데 민선 8기 들어 시장이 바뀌면서 계획은 백지화됐다. 강기정 시장은 취임 이후 부지 매입은 존중하지만 재정 부담 최소화와 시민 열린 공간 조성 등 3대 원칙을 강조하며 호텔 부지 활용안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와 관련 지난 7개월 동안 광주시가 한 것은 민·관·정 회의를 딱 한 번 개최한 것 밖에 없다. 아직까지 주관 부서조차 정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서 신양파크호텔은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연간 이자 부담만 18억 원이 넘어 재정 부담 최소화라는 재검토 명분도 빛을 잃고 있다.

이전 시장이 결정한 행정 행위를 뒤집을 수는 있다. 하지만 혈세 낭비를 막고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