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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정신 훼손하는 ‘경기 출전 금지’ 계약
2023년 01월 27일(금) 00:05
광주 AI페퍼스와 GS칼텍스 여자프로 배구단이 국가 대표 출신 리베로 오지영의 이적 과정에서 ‘전 소속 팀 상대 경기 출전 불가’ 조항을 넣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선수 권리는 물론 스포츠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다.

두 구단이 트레이드를 단행한 건 지난달 26일이다. 당시 개막 후 16연패에 빠졌던 페퍼저축은행은 2024-2025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주고 GS칼텍스에서 뛰던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을 영입했다. 하지만 오지영은 트레이드 후 첫 양 팀의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23일 GS칼텍스와 홈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페퍼스 구단은 오지영을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트레이드 과정에서 양 구단이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GS칼텍스가 ‘즉시 전력인 오지명을 이같이 내주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오지영을 올 시즌 남은 GS칼텍스전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삽입할 것을 요청했고, 페퍼스가 이에 응했다는 것이다. 오지영은 양 팀 간 합의에 따라 올 시즌 남은 두 차례 GS칼텍스전에도 나설 수 없다. 결국 구단의 사적 계약에 따라 세 경기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개인 기록 타이틀 경쟁 등 선수로서 기본 권리까지 침해당하고 있는 셈이다.

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수의 출전 기회를 박탈하는 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고 팬들의 권리까지 침해하는 행위다. “두 구단이 승부 조작이나 다름없는 행위를 했다”고 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과거 국내외 축구계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출전 금지’ 조항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양 구단과 한국배구연맹(KOVO)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불공정한 관행을 깨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